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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이 학교 등교는 어떻게 하고 봉사 나오셨어요? 걱정되지 않으세요?”
“우리 아이는 우리 아이 학교 녹색어머니들이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잖아요”
녹색어머니들 자부심이 느껴지는 ‘우문현답’이다. 모두가 ‘엄마’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에 내 아이, 남의 아이를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 양산시민신문 |
양산녹색어머니연합회(회장 정경화)는 양산지역 초등학교 32곳 녹색어머니 3천100여명으로 구성한 양산경찰서 산하 봉사단체다. 초등학교 등굣길에 교통안내 깃발을 들고 교문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교통안전 지도를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녹색어머니들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찌는 듯한 폭염과 매서운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도 빠짐없이 등굣길 안전을 지키고 있다.
연합회는 이 같은 단위 학교 녹색어머니회장 31명으로 연합회 임원을 꾸려 ‘우리 아이 학교를 벗어나 우리 아이가 사는 양산지역 모든 초등학교를 안전하게 만들자’는 목표로 양산 곳곳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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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매주 화요일 아침 양산경찰서, 양산교육지원청과 함께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교통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스쿨존데이로 지정한 매월 30일에는 가방 안전덮개 착용 캠페인도 펼친다. 스쿨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학부모 소양교육은 물론 각종 행사장 교통안전지도도 도맡아 한다. 양산시 안전총괄과 안전홍보캠페인에다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연말음주운전근절 캠페인 등 우리 아이들 안전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녹색어머니회 활동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죠. 하지만 스쿨존 교통안전지도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이야말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교별 건의사항을 관련 기관에 신속히 전달하기도 하지만, 2015년부터 조성한 ‘스쿨존 거버넌스 협의회’를 통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직접 건의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정경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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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양산지역 위험천만한 등ㆍ하굣길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도ㆍ차도가 구분조차 안 돼 있는 통학로, 공장과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학원차 없이는 등ㆍ하교할 수 없고, 5일장 노점상들과 차량이 뒤엉켜 스쿨존을 점령해 버리는가 하면, 가속이 붙는 내리막 도로구조와 교통사각지대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곳도 많다.
녹색어머니회가 이 같은 부실한 안전시설과 위험천만 도로구조를 지적한 결과 과속방지턱ㆍ신호등ㆍ횡단보도ㆍ안전펜스 설치는 물론 스쿨존 내 통행제한 시간 운영, 도로포장과 굴곡 개선 공사 등 굵직한 성과도 이뤘다. 하지만 운전자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안전한 스쿨존을 만들어도 무용지물.
“핸드폰을 보면서 걷고, 축구공을 발로 차면서 뛰는 오는 아이들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 비양심적인 어른들로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죠. 더욱이 ‘우리 아이들 적은 학부모 차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 아이 학교 데려다주기 위해 학교 앞 신호를 무시하거나 불법 주ㆍ정차를 일삼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그런 부끄러운 부모 모습을 내 아이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해요” - 장은정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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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녹색어머니들을 씁쓸하게 만드는 일이 있다. 바로 녹색어머니 대행 아르바이트 얘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녹색어머니 활동을 대신해 줄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풍토를 꼬집은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초등학생을 둔 어머니 가운데 원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방식인데,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라 지원자 찾기가 쉽지 않아 당번제로 진행하는 학교도 있어요. 하지만 아침이 바쁜 직장 맘들 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시간이 되는 어머니들이 대신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아이들 안전을 지키는 활동인 만큼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봉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얘기가 들리면 참 씁쓸합니다” - 설미숙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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