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체험’ 빠진 진로교육
오피니언

‘체험’ 빠진 진로교육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2/12 09:57 수정 2017.12.12 09:57













 
↑↑ 엄아현
coffeehof@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몇 해 전부터 학생 대상 직업인 강연 요청이 심심찮게 들어온다. 신문기자라는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자신 꿈과 연계할 수 있는 만남과 대화 시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대상은 다양하다. 내가 직업인 강연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친구는 몇 살까지 살 것 같아요?”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한국인 평균 수명이 남성 78세, 여성 82세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노후를 보내야 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우리 청소년들은 120~130세까지 살 수 있다. 아니 살아야 한다. 



하나의 직업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어린 청소년들 인생이 너무 길다는 말이다. 이미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때문에 제2의, 제3의 직업을 탐색하고 체험해 보는 학창시절 진로체험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강조하게 된다. 


교육현장은 지금 진로체험교육이 상당히 활발하다. 2016년부터 전면 시행한 ‘자유학기제’ 영향이 크다. 자유학기제는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한 학기 동안은 시험을 치지 않고 오로지 진로탐색 교육만 한다는 것이다. 중간ㆍ기말고사가 없는 대신 토론ㆍ실습수업이나 직업인 강연,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다. 중학교에 해당하는 교육정책이지만 최근 초ㆍ중ㆍ고교 가릴 것 없이 진로탐색 교육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꿈길’에 대한 관심도 높다. 꿈길(www.ggoomgil.go.kr)은 교육부가 운영하고 있는 진로체험지원 전산망이다. 쉽게 말해 진로체험을 원하는 학생과 진로체험기관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진로체험교육을 해야 하는 상당수 학교가 꿈길 전산망에서 진로체험기관을 찾아 직업현장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산지역도 꿈길 전산망에 등록된 진로체험기관이 무려 225곳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진로체험을 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꿈길 전산망에 등록된 기관이라고 학생들 방문을 무조건 허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각자 바쁜 생업을 이어가는 사업장이기에 무턱대고 개방할 수는 없다. 특별히 허락한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학생들 시간과 맞지 않으면 체험이 성사되지 않는다. 그런데 상당수가 이런 경우라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 희망과 상관없이 늘 가는 곳만 형식적으로 또 가게 된다는 푸념이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진로직업체험교육센터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진로체험과 직업 체험장 발굴을 통해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취지다. 물론 양산지역도 발 빠르게 만들었다. 경남 최초로 지난해 11월 양산진로교육지원센터 문을 열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바로 ‘체험’이 빠졌기 때문이다. 체험을 할 수 있는 센터가 아니기에 진로지원센터로 이름 붙인 것이다.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이용해 만든 데다, 이마저도 교실 2개 공간에 사무실과 작은 강의실 하나가 고작이다. 사실상 교실과 다름없다. 교실과 교과서를 벗어나 직업체험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센터 공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셈이다. 뒤늦게 개관한 김해와 창원 진로교육지원센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에는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가 된다. 1년 동안 오로지 진로탐색 교육만 한단다. 진로 관련 교육관, 체험관 필요하다. 한국잡월드(성남시), 키자니아(서울ㆍ부산)처럼 만들지 말라는 법 없다. 최근 이전ㆍ개교한 어곡초 옛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에도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이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안다. 양산 최대 화두가 지금 ‘교육’ 아닌가? 아이들 미래에 투자하자. 경남ㆍ울산ㆍ부산 학생까지 유입할 수 있는 하나의 미래먹거리도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