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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운영실적은 기대 이상, 지역공헌도는 기대 이하 ..
경제

운영실적은 기대 이상, 지역공헌도는 기대 이하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2/19 09:15 수정 2017.12.19 09:15
양산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흑자경영으로 조성한 공익기금
캐노피 설치 등 시설비로 사용
“지역사회 환원사업 아냐” 지적
사업자전용매장 일반인에 개방
지역소상공인 보호 외면 지적도
“시민 세금으로 조성한 만큼
수익보다 공익 우선 경영해야”

양산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전국 최대 매출을 자랑하면서도 사회공헌사업, 소상공인 보호 등 양산시민을 위한 기여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산시가 486억원을 들여 설립한 후 (주)서원유통이 지난 2011년 12월부터 수탁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매출액 0.5%를 수탁사용료로 지급하고, 순이익 30%를 공익기금으로 조성해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사용하도록 양산시와 협약했다.


전국 16곳 농수산물유통센터가 농협 또는 수협에게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달리 양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간 전문유통회사에서 수탁운영을 맡았다.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와 달리 개장 2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성공적 운영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인정받아 5년 수탁 기간이 끝난 지난해 수탁기관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3년간 재계약해 2018년 12월까지 운영키로 했다. 이에 2013년부터 해마다 공익기금을 조성해 올해까지 모두 4억8천여만원이 집계됐다.


하지만 공익기금으로 시행한 사업을 보면 지주간판ㆍ임시주차장ㆍ캐노피 설치, 승강기 수리공사, 배수로ㆍ진입로 확장공사 등 상당수 사업이 시설 개ㆍ보수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올해 문화강좌 개설, 시민음악회ㆍ캠핑페스티벌 등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여가사업을 추진했지만, 기금 취지와 맞지 않는 사업 중심으로 운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공익기금 사업은 조례에 따라 구성한 유통센터 운영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사실상 위원회에서 시설 개ㆍ보수사업에 공익기금을 사용토록 허락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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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양산시농업기술센터는 “서원유통이 수탁운영하는 방식인 만큼 시설 개ㆍ보수 등 기반시설은 양산시 자체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별도 예산편성이 아닌 공익기금으로 사용토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통센터는 “대다수 사업이 소비자 편의를 제공하고 농민 판촉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사용돼 넓은 의미에서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사업자전용매장을 일반 소비자에게 무분별하게 개방하는 점도 문제다. 유통센터는 개장과 동시에 일반 소비자를 위한 직판장 외 사업자전용매장을 별도로 운영해 왔다. 이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소매기능’과 사업자를 상대하는 ‘도매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사업자전용매장은 소형 슈퍼마켓이나 외식업체 등 사업자를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키로 했다. 사업자등록증 등 관련 서류가 있어야 회원가입이 가능하며, 이윤을 최대한 낮춘 대용량 제품 등을 갖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회원가입이 안 된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도매로 제품을 사서 소매로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상인들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통센터는 “코스트코와 이마트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대형할인점이 일반화된 상황이다 보니 사업자전용매장 일반 소비자 이용제한 방침에 항의 사례가 늘어 부득이하게 개방하게 됐다”며 “대부분 대용량으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제품은 많이 없어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앞으로 소량포장제품 진열 금지 등 운영기준을 강화해 사업자전용매장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센터는 시민 세금으로 만들어 일반 대형마트와 태생부터 다르기 때문에 지역사회 공헌은 물론 지역상인과 전통시장 등 지역민과 상생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준 양산시의원(자유한국, 동면ㆍ양주)은 “양산농수산물유통센터는 전국 17곳 유통센터 가운데 꾸준히 흑자 경영을 이어 나가는 모범사례로, 당초 우려와는 달리 매우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원유통 기여도는 인정한다”며 “하지만 유통센터는 생산자와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수익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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