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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현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 원장 | ||
ⓒ 양산시민신문 |
즉, 가야고도인 김해, 고령, 함안군 등은 해마다 새로운 학술 주제를 선정해 관련 연구자를 위주로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김해 대성동ㆍ고령 지산동ㆍ함안 말이산고분군 등에 대한 학술발굴과 정비사업도 20년 전부터 계속 시행해왔었다. 이러한 결과, 이제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계획도 상당히 진척된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가야사 복원이 대통령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는 정부 예산 지원 아래 체계적으로 가야사 복원사업이 증가하게 됐고, 더욱이 이와 연계해 가야고분군 세계유네스코 등재사업이 더욱 활기를 찾은 점이다.
둘째는 그동안 가야사 연구나 복원사업에 관심이 부족했던 지자체도 관내 가야 관련 유적에 대한 중요성을 재평가, 재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점이다. 어찌 됐던 가야사 복원사업은 필자가 보기에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매우 고무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양산시 경우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그동안 양산시는 신라문화라는 인식의 틀에 묶인 채, 가야사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0년 전부터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야유적 확인은 양산이 신라에 병합되기 이전 지역문화 뿌리를 규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올해 개최한 2번의 가야사 학술대회를 통해 그것이 가야문화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현재 양산 가야문화는 고고자료를 통해 적어도 기원후 5세기 전반까지는 가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양산 중심고분군인 북정동고분군을 통해 6세기 전반까지 가야문화와 신라문화가 융합된 독자적인 정치체가 존재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특히 이번 양산시와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 내용은 관련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도 놀랄만한 견해가 다수 도출돼 매우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양산 부부총 재검토를 연구한 이주헌(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은 양산 부부총은 부부가 아니며, 그동안 알고 있었던 부인은 순장자라는 견해, 또한 고분 입지와 구조에 있어서 신라와는 전혀 다른 구릉정상부 입지조건과 고분 구조를 보이는 점은 독자적인 가야세력이 있었다는 측면에서 창녕지역에서 보이는 비화가야를 연상케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양산 북정동고분군을 통해 고대 양산 실체를 다시 보게끔 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그러나 앞으로 과제 역시 많음이 지적됐다. 즉, 물금 철광산을 비롯한 고대 산성, 그리고 고대 양산의 국명에 대한 연구 등이 그것이다. 특히 고대 양산 국명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새롭게 제기된 이영식 교수의 ‘사라국’ 이전에 필자와 백승옥 박사에 의해 제기된 ‘삽라국’은 양산 고대 국명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다. 아무튼 고대 양산은 가야와 신라 문화가 융합됐던 아주 중요한 지역임은 분명하다. 가야에서 신라로 이어져 신라 9주 가운데 하나인 ‘샵량주(양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역사를 정립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급하지 않게 차츰차츰 다가가야 한다. 양산시는 더욱 체계적인 가야사 복원사업을 통해 고대 양산 역사와 문화를 밝혀 시민 자긍심을 고취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이제는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야말로 살기 좋은 도시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