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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詩 한줄의 노트] 십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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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줄의 노트] 십이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12/26 09:43 수정 2017.12.26 09:43

십이월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나호열



뉘엿뉘엿 저물어가면서
느리게 닿았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저 여린 풀과 꽃과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자고
곧 땅거미가 지면
이 세상의 모든 집을 향하여
돌아가는 때
혹 길을 잃으면
구슬처럼 돋아나는 별들
오래 머무르지 않는 구름들
기울어진 달이
나뭇가지에 힘겹게 걸려 있을 때
아직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눈이 내게 있다고
그 눈에 아직도 남아있는
한 방울의 눈물이 모여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고



ㅣ시 감상



십이월,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
거리에는 가로수가, 가깝게는 아파트 단지마다 수없이 매달린 꼬마전구들 빛으로 정신없이 번뜩이는 것이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일 수밖에 없는, 지난 시간의 회한에 위안을 받고 싶음이고 분명 새해에 대한 희망을 유혹하는 것일 거다.
계절의 끝에서 잎이 지고 풀이 눕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생이 한쪽에서는 끝이 나고 또 다른 곳에서는 탄생을 알리는 소식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달이다. 어떤 이들은 가슴에 온기가 가득할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마음의 감기로 삶에 현기증을 느끼겠지만 우리들에게는 아직 어둠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눈이 있고 그 눈에 남아있는 눈물이 보석처럼 빛난다고 표현한 화자의 말에서 희망은 분명 있다는 것이다.
곧 2018년 새해를 맞아 제각각 희망을 담을 큰 주머니 하나쯤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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