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태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 전반에 쌓인 불신으로 기부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돌봄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기부에는 여전히 사랑의 온도가 높다. 지난해 밧줄 사건 희생자가 5남매를 둔 가장이라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양산사람들의 모금운동이 전국적인 이슈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혈액암 진단에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민석이(18, 가명) 사연 보도 후 양산지역 곳곳에서 또다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광고 2학년인 민석이는 수학여행을 다녀온 직후 ‘림프종 혈액암’ 진단을 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공 차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하고 건강한 고등학생에게 생긴 청천벽력 같은 일로, 지켜보는 이들 마음을 아프게 했다.<본지 705호, 2017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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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녹록지 않은 민석이 가정형편을 잘 알고 있는 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병원비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 소문이 학교 전체로 번져 학생회ㆍ학부모회 주도로 지난달 친구 돕기 바자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림프계를 따라 몸 어디에나 종양을 전이시킬 수 있는 무서운 병인 데다, 얼마나 오랫동안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할지, 또 완치는 할 수 있을지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늘어만 가는 병원비가 여전히 큰 부담인 상황.
이 같은 본지 보도 후 온라인 커뮤니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러브양산맘’, ‘웅상이야기’, ‘만원의 행복’ 등 3곳에서 민석이 돕기 운동이 적극 펼쳐진 것이다. 일주일 동안 모금활동을 진행한 후 지난 4일 민석이가 입원해 있는 양산부산대병원을 찾아 민석이 어머니에게 성금을 직접 전달했다.
이들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난해 밧줄 사건 피해가족 돕기 운동에도 적극 나서 대대적인 모금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더욱이 러브양산맘과 웅상이야기 카페는 프리마켓 수익금을 기부하고, 자원봉사단체로 등록해 꾸준히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만원의 행복 밴드 역시 회원 기부금이 100만원에 도달하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는 활동을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양산지역 효자단체들이다.
또한 김창호 (주)세원 대표이사와 한준석 대덕HTS(주) 대표이사가 각각 100만원씩을 쾌척하는 등 기업체도 적극 동참했다. 이 외에도 1만원에서 5만원까지 민석이와 민석이 가족을 돕기 위한 익명의 작은 정성들이 차곡차곡 모여 사랑의 온도를 더욱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