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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임 2017년 모던포엠 등단 양산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아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진흙 같이 보드라운 네가
싸우고 타협하고
돌가루가 되어가겠지
잠든 머리맡에 돌가루 같은 약이 하나 둘……
이불을 들쳐보니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처자식 먹여 살리겠다던
짱돌 같던 남편
금가고 깨진 푸석돌 하나로 웅크리고 있다
집에서 하는 일 없이 논다는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이 돌 발로 뻥 차버릴까 하다가
새끼랑 나 먹여 살린다고 힘들었는데 싶어
바다무늬 이불로 덮어준다
잠든 남편의 얼굴에서 아들이 보이던 날
남편도 어릴 때가 있었겠지
남편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