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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양 양산YMCA 사무총장 | ||
ⓒ 양산시민신문 |
드라마를 보고 게이가 되고, 게이가 되면 에이즈로 죽는다는 논리나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것이나 참 일관적인 논리의 비약이다. 논리로 조목조목 따지며 싸우다 보면 어느 순간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가치에 다다르게 된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절대 안 된다는 기준은 자기 삶의 수많은 변곡점을 통해 강철로 연단돼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는다. 특히 이 기준을 절대 선이라 주장하는 일부 종교와 만났을 때는 견고한 성이 된다.
지난 주말에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가치관의 경매’라는 공동체 게임을 진행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에게 행복, 우정, 지식, 지혜, 세계평화, 돈 등등의 가치를 상징하는 20가지 물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모두 똑같이 가상의 금액을 나누어 준 다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보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샀고 어른들과 했으면 경쟁률 치열했을 ‘직업적 성취’, ‘직업에서의 자유’, ‘휴가’, ‘경제력’ 상품은 사는 사람이 없어 그냥 반품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대와 소수자에 대한 편견 없는 세상을 향한 가치를 계속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면서 공감의 세력을 확산시키는 수밖에 없다. 동성애의 문제가 아니라 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소수자를 향한 거부와 편견을 대놓고 가르치는 부모가 있을까? 소수자에 대한 거부와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정책이나 무심하게 배려 없는 폭력적 세상에 대한 민감성을 키워야 한다. 인권감수성으로 일상을 돌아볼 때이다.
설문지에 ①남성 ②여성을 체크하면서 이 두 가지 성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에 v 표 할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화장실에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어디에 가기도 어색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돌아볼 때이다. 서울의 청소년성문화센터 화장실을 사용한 적이 있다. 여자 남자 그림이 똑같이 그려진 두 개의 화장실. 순간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어디로도 들어갈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어느 자리에서는 소수자이다. 그리고 소수자들에게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을 담당할 아주 특별한 소수자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