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교육을 수차례 받는 긴 시간 동안, 솔직히 교육받는 것이 지루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이 낯설어 그저 이론적으로만 그 교육을 이해하고 얼른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래상담이나 자원봉사에 대해 교육받을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죠.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1년 내내 딱히 즐겁지도 보람차지도 않았습니다. 봉사활동도 재미없고 낯가림이 심한 탓에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지를 못해 혼자 돌아다녀서 한 달에 한 번씩 가는 데도 너무 가기 싫었습니다. 심지어 중간에 탈퇴하고 싶어서 연락도 안 받고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같이 선물상자 활동했던 친구가 열심히 설득해서 다시 들어갔지만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지루하고 힘들었던 시간이 지금 저 자신의 자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지금의 제 행동과 마음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선물상자 활동을 하고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선물상자 활동 덕분에 훨씬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교감하고 소통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진정으로 갖게 되고, 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향상시켰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정말 생각지도 못할 일들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전 지금의 자신감 넘치는 제 모습에 만족합니다.
약 7년간 선물상자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나 배웠던 점이 정말 많습니다. 일단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단연 청소년전화 1388 홍보와 찾아가는 거리상담 아웃리치 활동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장 많이 활동했었고 사람들에게 줄 맛있는 간식거리를 만들어 판매 또는 나눔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또래상담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배우면서 제 진로 또한 상담심리 관련으로 결정했고 올해 상담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선물상자 활동과 그동안 받았던 교육 덕분에 제 진로 선택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전 선물상자 활동을 한 것에 대해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고 선물상자 활동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센터의 담당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청소년이 선물상자와 같은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만큼 추천합니다. 많은 친구도 사귀어 보고 유익한 경험도 하면서 남들에게 베풀어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선물을 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다흰 물금고등학교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