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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 양산시민신문 |
필자는 답사차 지난해 가을에 양산에 26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남부시장 2층을 올라가 봤다. 많은 점포가 있었고, 빈 점포가 아주 많았다. 기존 영업점은 주로 옷 맞춤, 수선이거나 간단한 분식집이 많았다. 이곳에서 청년상인들은 정말 쉽지 않은 창업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이 글 독자 중에 청년들에게 창업기회를 주려고 나라에서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혜택 면에서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남부시장 2층이라는 규정된 곳이라면, 어쩌면 청년상인들에게는 기회보다는 고난을 안겨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자영업자 중 고용원 없이 업을 하는 수가 413만명이라고 한다.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을 넘으니 약 70%가 고용 없이 운영하는 것이다.
청년상인 중 아마 혼자 운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필자는 이를 마치 “독방에 스스로 들어간 것과 같다”고 표현하고자 한다. 좋은 의미로, 자기 건물에, 혹은 취미 삼아 경험 삼아 운영하는 가게라면, 쉬고 싶을 때 쉬거나, 문을 닫으면 되겠지만 하루하루를 의지한 채 살아가는 창업자라면, 가게 문을 한 달 동안 며칠이나 닫을 수 있을까, 임차료를 지원받는다 할지라도 사정상 문을 닫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소소봄을 예로 들자면 영업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더라도 잠자는 시간 말고, 하루종일 가게에서 나갈 수 없다. 슬프게 말하면, 연애도, 가정도, 예비군도, 병원도, 식사도, 동창회도, 친구도, 결혼식도, 장례식도, 여름휴가도, 그 어떤 것도 잘 할 수 없다. 단지 시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그렇게 나는, 독방에서 한 발짝 나갈 수 없는 이가 돼 버린다. 그리고 ‘나를 고용한 사람은 나’가 된다.
스스로를 고용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냐면, 좋은 의미로 간섭이 없는 거지만,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인 카페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까? 윗글처럼 하루 12시간 노동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8시간은 최저시급로 나머지 4시간은 추가근무 시간 그리고 식대비와 교통비, 연휴수당을 계산하면 하루 약 13만원 정도 된다. 이를 한 달하면 400만원이 된다.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1인 자영업자는 꿈을 꾼다. 장사가 되면 직원을 구해서 조금 쉬어야지, 더 잘되면, 직원을 더 구해서 영업해야지, 더 잘되면 다른 것 알아봐야지. 하지만 현실은 매출이 오른다 싶으면 옆집에도 카페가 딱. 오른다 싶으면 앞집에도 딱. 떨어진다 싶으면 뒷집에도 딱. 겨우 한 명의 종업원을 구하면, 원래 하던 일에 추가로 종업원 관리를 해야 한다.
이래도 청년상인에게 제공되는 남부시장 2층 혜택이 크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가 7년 동안 얻은 창업 성공의 시작은 미시적으로, 첫째 자기 건물일 것, 둘째 배수진을 칠 것, 셋째 그 동네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할 것, 그래서 넷째 독점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고는 스무 집 중 한 집은 개성 있고, 맛있고, 서비스 좋아서 잘 되며, 그 한 집으로 인해 수많은 1인 자영업자가 생겨버리니, 누구의 잘못도 물을 수 없게 된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양산의 청년들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살기 위해 창업을 하고자 한다. 그것도 남부시장 2층에서 말이다. 실패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희망을 봐야 한다. 잘 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지역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부시장분들이 청년상인을 뜨겁게 맞이해야 한다. 새로운 청년들 유입으로 전통시장이 보다 젊어져야 한다.
필자는 청년상인을 응원한다. 지역에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미래 청년의 희망을 볼 수 있다. 냉철한 시장경제 중심에서 때로는 자본주의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겠지만, 그들만의 지혜와 창의적인 개성으로 풀어나가기를 더욱 응원한다. 어쩌면 보다 먼저 시작한 선배 입장에서 청년상인들의 용기에 깊은 박수를 보낸다. 젊기에 할 수 있다. 그것이 정열이며 곧 패기다. 그들의 땀과 눈물 웃음이 너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