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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개학했는데 학교는 여전히 석면 공사 중… 학부모 ‘분통’ ..
교육

개학했는데 학교는 여전히 석면 공사 중… 학부모 ‘분통’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02/06 09:08 수정 2018.02.06 09:08
겨울방학 맞아 양산 초교 5곳서 진행
업체 선정 늦어 공사 지연으로 빈축
일부 학교, 개학 연기 없이 등교 강행
학부모 “발암물질 석면, 안전 우려돼”
학교 “잔류물 검사 끝내 위험성 없어”
봄ㆍ여름방학 나눠 또 석면공사 예정
오염 발생과 학사일정 차질 등 우려 여전
환경단체 “한 학교씩 한 번에 철거해야”

겨울방학 동안 마무리하기로 약속한 양산지역 초등학교 석면 철거 공사가 지연돼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공사 지연에도 불구하고 개학 연기 없이 학생 등교를 강행한 학교까지 있어 학교나 교육청의 행정관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겨울방학 기간 도내 초등학교 31곳, 중학교 7곳, 고등학교 32곳 등 모두 70곳에서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양산지역은 초등학교 5곳이 대상이다. 교육청은 당초 개학 전까지 학교를 폐쇄하고 석면 철거 후 오염을 없애는 정화작업까지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남뿐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방학 동안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한 탓에 교육청이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공사 기간이 연장됐다. 때문에 개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입게 됐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석면 철거 공사 사업이 2018년도 예산으로 행정절차상 (방학을 시작하는 12월이 아닌) 1월에 공사 입찰을 시행할 수밖에 없어 출발부터 늦어졌다”며 “더욱이 폐기물 처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두 차례 유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공사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사 지연에도 불구하고 개학 연기 없이 등교를 강행한 학교가 있다는 것이다. 자녀를 등교시키면서 공사 현장을 눈으로 목격한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한 학부모는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며 잠복기도 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정도로 위험성이 큰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방학을 이용해 공사한다는 것은 철거과정에서 석면 먼지에 아이들이 노출되는 등 우려가 있기 때문 아니냐”며 “온라인상 학부모 소통창구가 있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데, 공사가 지연돼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개학 전에 미리 공지를 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 겨울방학 동안 진행한 석면공사가 지연돼 여전히 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학 연기 없이 학생 등교를 강행한 초등학교가 있어 빈축을 샀다. 사진은 개학 날인 지난달 30일 석면공사 중인 학교 내부 모습.
ⓒ 양산시민신문


실제 해당 학교는 당초 지난달 29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지난달 30일을 개학일로 정했다. 하지만 입찰 문제 등 공사가 늦어져 지난달 24일이 돼서야 공사를 시작해 개학일까지도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때문에 특별실 등에 임시 교실을 마련해 학생을 수용했다.


해당 학교는 “석면 철거는 끝난 상황으로 노동부 석면점검기관과 감리업체에서 석면 잔류물 여부를 확인하는 등 안전 점검까지 마무리해 학생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LED전등과 냉난방기 교체공사까지 함께 진행하다보니 현재 천장 마감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마감 공사 완료 후에는 학교 별도 예산으로 한 차례 더 정화작업을 한 뒤 교실과 해당 복도 등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본지 취재 후 긴급 임시휴업을 결정하고 공사 완료는 물론 학교 정화 작업을 재실시한 지난 5일 정상 등교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뿐 아니라 미리 개학일을 늦춘 학교도 기간 내 공사를 끝내지 못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 학교가 예산과 기간 탓에 석면 철거를 한 번에 하지 않고 구역별로 겨울방학과 봄방학, 여름방학 등으로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해, 이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아이들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방학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규모가 큰 학교는 한 번에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석면 철거는 매뉴얼에 따라 하고 그 뒤 정화작업까지 깨끗이 한 뒤 교육청 차원의 모니터링도 철저히 할 계획으로 안전 문제는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물론 환경단체까지 나서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부모들로 민원을 접수한 허문화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석면 자재 철거 후, 1차 청소를 한 뒤 나머지 설비시공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개학 10일 전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석면 검사 등 추가 안전조치를 할 수 있다”며 “예산ㆍ인력 등 문제로 방학마다 여러 학교를 나눠 조금씩 철거하는 방식은 석면 잔여물이 남을 위험 요소가 크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학교씩 집중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건물 전체를 한 번에 철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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