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발맞춰 경남도교육청도 지난달 30일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정책추진단을 출범했다. 고교학점제가 무엇이며, 교육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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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적성과 희망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배우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수업방식 역시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토론, 실습 등으로 구성한다. 교사는 학생 수업과정을 바탕으로 학생 성취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때 이수를 못 하면 같은 수업을 다시 듣게 된다.
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서 수업을 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년을 구분하는 제도 역시 사라진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학생 과목 개설 수요에 따라 탄력적 교원을 배치하고, 그에 맞는 충분한 공간과 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만약 해당 고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경우 인근 학교의 교과목을 수강할 기회도 열린다. 인근 학교 학생과 과목을 같이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또한 도시ㆍ농촌 간 교육기회 격차 해소를 위해 온라인에서 원하는 강좌를 듣고 수강할 수 있는 고교 K-MOOC도 함께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2022년 도입을 목표로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지정해 운영하지만, 고교학점제 시행과 더불어 이처럼 고교 체제 개편, 내신 절대평가, 대입 전형 개편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교육정책에 있어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개혁과도 같은 이런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산지역 한 교육계 관계자는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를 이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 융합형 인재가 사회를 발전시키는 핵심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현재 내신 9등급제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대한민국 교육은 학생 개인 역량과 잠재력을 키우지 못하는 일명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 교육으로, 고교 학점제를 통해 미래교육은 ‘학생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 교육부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미 외국 몇몇 나라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핀란드, 싱가포르 등 6곳이다. 학점제를 운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내신 절대평가를 시행한다는 점도 이들 나라가 갖는 공통점이다.
특히 미국, 핀란드, 캐나다, 싱가포르는 고1~고3 학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무학년 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마다 교육법이 조금씩 다른 미국은 대체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4년간 고등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학교가 난이도에 따른 다양한 세부 과목을 제공하면 학생은 자신 수준에 맞게 교과목을 선택한다. 핀란드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여 학생 3년간 학습 계획을 미리 짜고 학기마다 학생이 자신 시간표를 스스로 작성해 수업을 듣는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가 안착한 나라는 학생 과목 선택을 도와주는 지원체제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핀란드는 상담교과를 별도로 편성해 학생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미국은 전문지식을 가진 진로교사가 학업 상담, 교과목 선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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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발맞춰 경남도교육청도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지난달 30일 고교학점제 정책추진단을 출범했다. 추진단은 교육과정, 평가, 교원인사, 예산, 시설 등 고교학점제 정책 추진 전반에 걸쳐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3월부터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운영한다. 연구학교는 수강 신청제를 도입해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편성ㆍ운영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진로와 연계해 학생이 3년간 학업 계획서를 자기 주도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상담ㆍ지원한다. 학교는 학생 진로를 고려한 다양한 선택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은 직접 수강 신청해 개인별 시간표를 편성한다.
이 같은 고교학점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경남지역은 전체 고등학교 수 대비 10학급 이하 고등학교가 약 50% 정도로 소규모 학교가 많아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을 개설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분석이다.
또 양산을 비롯해 창원, 김해 등 대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과 진주, 통영 등 여러 가지 형태 지역 여건이 다양해 경남교육청은 이를 대도시형, 중소도시형, 농어촌 소규모 학교형으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 실무추진팀장인 김선규 경남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고교학점제 핵심은 학생들의 다양한 수업 선택권 보장”이라며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과 더불어 향후 대입에서 학생들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