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우리 고장 ‘양산(梁山)’ 지명에 담긴 의미를 아시나요..
사람

“우리 고장 ‘양산(梁山)’ 지명에 담긴 의미를 아시나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02/06 13:38 수정 2018.02.06 13:38
신주중 2학년 지리영재 4인방
차민준ㆍ이유정ㆍ김미림ㆍ김보민

영재교육원 지명연구 프로젝트로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 대상
연구 내용 학생 논문집에 실려

양산지명 지형적 의미로 재조명
지형 특징과 어원 뜻 연결해
양산(梁山)을 골짜기 고을로 해석












ⓒ 양산시민신문




“우리 고장 양산(梁山)의 지명에 담긴 의미는 ‘대들보 나무가 많이 산출되는 산’, ‘햇볕이 잘 드는 양지 산’이 아니다. 양산단층이라는 지형적 특징을 반영한 교통의 요충지로서 ‘골짜기 고을(협곡의 고을, 단층곡의 고을)’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


양산지역 중학생들이 양산시 지명에 대한 의미를 재조명하고 나섰다. 쉽고 단순한 방식으로 추측한 것이 아니라, 지명과 지형적 특징의 관련성을 논리적으로 탐구했다. 이들은 자신들 연구 결과를 많은 양산시민에게 알려 우리 고장 역사와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기특한 연구의 주인공들은 신주중학교(교장 구성희) 2학년 차민준ㆍ이유정ㆍ김미림ㆍ김보민 학생이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경남도사이버영재교육원 지리영재반에서 양산시 지명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지난해 11월 25일 경남도교육청이 주최한 ‘2017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 인문분야에 참가해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 중학생들이 양산지명을 지형적 의미로 재조명한 논문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주중 2학년 차민준, 이유정, 김미림, 김보민 학생.
ⓒ 양산시민신문



이게 다가 아니다. ‘양산시 지명이 담고 있는 지리적 의미’를 주제로 논문을 완성해 경남도사이버영재교육원이 펴낸 ‘2017 중학지리과정 학생 논문집’에 실리는 영예까지 얻었다. 이들 연구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된 이유다.


학생들이 양산시 지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양산타워에서 본 지명유래가 적힌 문구 때문이었다. 양산시청이 양산시 지명 탄생 600주년을 기념해 기록해 놓은 양산 지명 유래에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양(梁)을 들보 양으로만 해석해 ‘아름드리(대들보)나무가 많은 산’이라고 추정해 놓은 것을 봤다. 하지만 이런 추측에 의한 지명 해석은 근거가 부족하고, 지명 유래나 지역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배웠다. 양산시립박물관을 방문해 확인해 봤지만, 역시 추측일 뿐이라는 답변을 얻었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양산시의 올바른 지명 유래에 대해 탐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들보 양(梁)이라는 글자에 집중했다. 대들보에 사용할 만한 소나무가 실제 많이 자생한 지역에 사용한 지명 사례를 조사했다. 또 지명에 양산시와 같이 들보 양(梁)을 사용한 지역 사례를 탐구하고, 한국대사전에서 들보 양(梁)의 다양한 뜻을 조사했다. 이어 양산시 역사를 살폈다.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걸친 지명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깊숙이 탐구했다.


학생들은 이런 연구과정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남해안 지역에서 공통으로 들보 양(梁)을 사용한 ‘전남 명량, 남해 노량, 거제시 견내량ㆍ칠천량, 통영시 사량’ 등 지역은 공통적으로 해상 교통 요충지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양산시는 한반도 남부지역 최대 단층곡지로써,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문화원과 김해를 중심으로 한 가야문화권을 연결하는 육상 교통 요충지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양산시는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자인단층, 밀양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이 팽팽하게 다발로 발달하고 있다. 이 모습이 흡사 왕조시대에 관리나 왕족이 착용하던 원유관이나 양관을 닮은 것에 주목했다. 때문에 양(梁)을 대들보가 아닌 관골, 골짜기로 해석했다. 이로써 양산이라는 지명은 고대 시대부터 조상들이 중요하게 생각해 오던 교통의 요충지로서 ‘단층곡의 고을, 골짜기의 고을, 협곡의 고을’이라는 지형적 특징과 기능적 특징을 반영해 새롭게 해석했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학생들은 연구 내용을 검증받기 위해 지명 연구 전문 교수와 각종 박물관 학예사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 가운데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양산시 지명 유래를 밝히기 위해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들보 양(梁)의 다양한 숨은 뜻을 연결해 보는 것은 매우 창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젝트 지도교사를 맡은 조국래 신주중 교사는 “오래된 지명은 그 장소의 시대적 우여곡절이 담겨 있거나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 평가와 생각이 포함돼 있는 문화유산이다. 때문에 우리 고장 청소년들이 지명을 올바르게 이해해 바른 인식과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취지로 경남사이버영재교육원 지리영재반은 해마다 학생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다양한 지리적 문제에 대해 해결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생들이 ‘양산시 지명이 담고 있는 지리적 의미’를 주제로 한 논문이 실린 ‘2017 중학지리과정 학생 논문집’.
ⓒ 양산시민신문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