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1학년 입학 준비는 이렇게’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최둘선 천성초등학교 교장은 “초등학교 취학하는 자녀도 이런저런 준비가 필요하지만 부모도 학부모가 될 준비가 필요하다”며 “아이가 학교에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학교는 친구들을 만나 어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재미있게 공부하는 곳’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 역시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생님에 대한 부모들 생각도 중요하다. 최 교장은 “아이 앞에서 담임교사 흉을 보는 것은 인성교육에 악영향을 미치며, 담임교사 교육관에 대한 불만이자 자녀교육 관련 서운한 점은 반드시 만나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더욱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학교 관련 사건ㆍ사고들은 일부 문제이지 전체 문제가 아닌 만큼 부모부터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교사 역시 아이 문제를 가장 편하게 의논할 대상으로 여기고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생활에 지침이 되는 동화책을 자녀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유용하다. 사실 부모가 학교생활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보다 관련 동화 한 편을 보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 동화 속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느끼는 공감이 생각과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학교생활에 대한 불안은 없애는 한편 긍정적인 호기심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시간 역시 적응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아직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거나 놀이를 통해 배우는 활동적이고 수동적인 공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가만히 앉아 일정량 이상을 학습하는 것이 힘든 이유다.
하지만 초등 저학년 때 학습태도는 앞으로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처음부터 공부가 재밌는 아이들은 앞으로도 진취적인 학습태도를 가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공부란 어렵고 지루한 것’이라는 편견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아직 예비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공부 목표나 생활 계획을 세우기 어려우므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며 “‘이달의 약속’, ‘이번 주 목표’ 등을 함께 만들어 자녀가 성취했을 때 작은 보상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또 부족한 부분이 바로 시간 개념이다. 습관은 최소 21일 이상 지속했을 때 효과가 있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등교 시간은 오전 8시 40분이고, 1교시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9시에서 9시 20분 사이다. 12시 10분에서 12시 30분 사이에 4교시 수업이 끝난다. 조금씩 수업을 늘려서 4월에는 4교시까지 정상수업을 한다.
이러한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책 읽기나 피아노 치기, 그림 그리기처럼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을 40분 동안 집중해서 하도록 시간을 조절해 나간다. 이후 10분간 휴식 시간을 주도록 한다.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낮잠은 자지 않게 하고 밤 9시에는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소변은 1시간 정도 참을 수 있도록 집에서부터 연습을 시키면 좋다.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관리, 예방접종도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아이가 키, 몸무게, 머리둘레, 가슴둘레 등 외적인 성장이 잘되고 있는지 소아과 학회에서 발표한 정상 성장 곡선과 비교해 봐야 한다. 또한 성장 속도와 함께 신체 각 부위와 장기의 균형적인 성장이나 발달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피는 게 좋다.
발달평가는 간단하다. 만 7세의 경우 ▶한 발을 번갈아들고 뛸 수 있는 것 ▶가위로 오리고 풀질하는 것 ▶가까운 이웃집에 혼자 갈 수 있는 것 ▶3단계 지시사항을 수행하는 것 ▶수를 10 이상 셀 수 있는 것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단체생활을 하면 각종 질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소아과학회에서 추천하는 예방접종은 가능하면 모두 맞는 게 좋다. 예방접종 확인서를 입학 전에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심리다. 최 교장은 “교육용어에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부모와 교사가 믿는 대로 아이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며 바르게 성장한다는 데 적용되는 용어”라며 “자녀 말을 경청하고 공감함으로써 자녀와 애착관계를 유지해 감정적인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