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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치학 박사 | ||
ⓒ 양산시민신문 |
많은 이들이 김여정 일행 방한으로 인해 남북화해 분위기와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으로 들떠 있다. 방한 기간 중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최대 이벤트가 있었지만, 개막식은 들러리였을 뿐 스포트라이트는 김여정이 받았다. 유일한 군사동맹국이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펜스 부통령 행보는 뉴스에서 짧게 언급하고 지나갈 정도로 언론은 김여정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그럼 왜 이렇게 평창올림픽 참가를 넘어 김여정을 특사로 보내는 상황까지 왔을까.
그것은 바로 작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미국의 강력한 대북압박정책 때문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은 미국과 거래하지 못한다는 ‘세컨더리 보이콧’ 등 초강경 정책들로 인해 급기야 중국마저도 대북제재에 상당 부분 동참하는 등 더 이상 국가를 유지하기 힘들만큼의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김여정 파견은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였다. 한국 언론에서 김정은 다음으로 많이 소개된 인물이 바로 김여정이며 그 뒤로 김정은의 부인인 이설주, 그다음은 한때 김정은의 연인으로 오해받았던 현송월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이벤트에서 먼저 예술단 점검단이라는 명목으로 현송월을 보내 한국 언론의 반응을 보니 거의 신드롬적인 광풍이 몰아쳤었다.
그러나 이런 매력공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냉정한 현실이다.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서 김정은 친서를 전달하고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 대답은 “여건을 만들어보자”였다. 남북 간 정상회담은 우리가 하고 싶다고 언제나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질서를 거스르며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핵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 해체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미국 양해 없이 이뤄지기 힘들다.
혹자는 김정은이 체제유지를 위해 핵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라크 후세인이나 리비아 카다피가 핵만 가지고 있었다면 미국이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들이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일부 맞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핵을 가지기 전에 미국이 공격한 것이고, 북한도 바로 그런 순간이다.
반면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핵을 내놓고 종신토록 정권을 보장받은 예도 있다. 바로 우즈베키스탄 故 카리모프 대통령은 핵을 내놓고 죽을 때까지 장기집권 했으며,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역시 28년째 집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