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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 양산시민신문 |
소소봄이 범어신도시에 자리 잡은 지 8년이 지났다. 3월을 끝으로 이곳에서 영업을 종료한다. 처음 이곳에 자리 잡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마을 주민이 불편함을 호소한 부분이 있는데, 8년 동안 아직도 그대로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인도와 도로 문제다. 범어신도시는 보행자 통행을 위한 인도가 있다. 하지만 인도가 계속 연결된 것이 아니라 한 블록마다 끊어져 버린다. 그리고 경사면이 있어 걷기가 편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많은 주민이 아예 도로로 걸어 다니고 있다.
도로는 양방향 차선인데, 사람이 편하게 거닐 만큼 폭이 넓은 편이 아니다. 유모차를 끌거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는 항상 주위를 경계하지 않으면 자칫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리고 범어신도시에는 도로에 주차를 많이 하기 때문에 양쪽으로 주차를 하면 결국 도로는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다.
지난 8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공영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진ㆍ출입로 늘리는 방향을 제시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진ㆍ출입로의 경우 교통혼잡이 됐을 때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생겨 그나마 긍정적이다. 다만 국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쇠퇴해버린 범어신도시 안 상권을 봤을 때 예전보다 차량 유입이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면, 다시 차량 유입이 늘어나고 중심 도로가 막히는 상황이라면 별다른 효과를 주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주차 문제 때문이다. 공영주차장을 새로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그리고 과연 얼마의 차량을 분산시킬 수 있는지를 본다면, 결과는 지금과 다를 것이 없다.
이미 점포겸용택지는 1999년에 조성이 완료된 중앙동택지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거주자 주차 문제와 상가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도시는 결국 기존 주차 문제를 떠안고 쇠퇴해버리고 만다. 중앙동택지는 그나마 양산지하철 선로 밑에 주차장 부지가 있어서 범어신도시보다는 한결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과연 과거 문제가 개선돼 현재 증산신도시, 석산신도시, 물금신도시 등에 살고 있는 주민의 삶에 편의를 줬는가를 볼 때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음을 우리는 안타까워해야 한다.
얼마 전 양산시는 침체한 원도심 중심으로 도시재생 전략을 세우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주민설명회를 했다고 한다. 양산시가 도시재생을 신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원도심이 됐을 때 비로소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해결하고자 함은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오랫동안 삶의 피로도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시 환경과 생태계는 세월 속에 변해간다. 그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하다. 노인이 많이 사는 곳에는 노인의 이동과 생활이 편리하게 가야 하고, 아이가 많이 사는 곳에는 교육과 보육이 잘 되는 시설이 갖춰야 하고, 인구가 집중돼 있는 곳에는 교통과 치안이 편리하고 안전해야 한다. 공장이 많은 곳에는 환경오염이 덜 되고, 슬럼화가 되지 않는 디자인이 있어야 하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는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주민이 이용하기 쉽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살아가는 주민이 마음 편하게 그곳 마을 주민으로 남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계획에 대해 시민으로서 말하고자 한다. 양산시가 인구 40만명을 바라보는 비전과 경남 제일의 도시가 되고자 하는 비전은 단순히 아파트나 공업단지가 많아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는 그야말로 계획이 잘돼 있는 도시다.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좋은 환경이 갖춰진 땅이야 나무는 비로소 열매를 잘 맺을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