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형사 1부는 지난 12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2)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 씨 범행 당시 정신질환과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어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배우자, 다섯 자녀가 단란하게 살던 한 가정에 가늠할 수 없는 깊은 고통과 슬픔을 준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범행은 일반적인 법 감정으로 용납될 수 없다”며 “누범 기간 또 범행을 저질러 중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원만하지 못한 가정에서 적절한 훈육을 못 받아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게 됐고 과도한 음주습관까지 더해져 일용직 외에 고정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채 가족의 외면을 당해온 점” 등을 언급하며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양극성 정감 장애, 조증 에피소드 증세, 알코올 장애 증상도 있어 정상인과 같은 온전한 상태로 보기 힘든 점 등을 고려해 원심 형량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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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 6월 덕계동 한 아파트 옥상 외벽에서 밧줄에 의지한 채 작업을 하던 B(46) 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화를 낸 후 옥상으로 올라가 커터칼로 밧줄을 끊었다. B 씨는 13층 높이에서 작업하다 밧줄이 끊어지면서 바닥에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A 씨는 또 B 씨와 함께 작업하던 C(36) 씨 밧줄을 자른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밧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덕분에 C 씨는 밧줄을 급히 조정해 지상으로 내려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당시 피해자 B 씨는 아내, 생후 27개월부터 고교생까지 5남매, 칠순 노모까지 일곱 가족을 부양하고 있던 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족들을 돕기 위한 각계각층 온정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