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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유권자 간담회③] “아이 키우기 위해 양산 떠나는 일 없어야”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04/17 09:57 수정 2018.04.17 09:57
지방선거, 부모가 말하다

‘보육대란’, ‘과밀학교’. 양산지역 보육ㆍ교육 문제는 이 두 단어로 설명된다. 초 저출산 시대에 출산절벽 위기에 직면했다고 아우성치지만, 양산은 해마다 늘어나는 인구만큼 아이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육ㆍ교육 관련 기반시설이 성장하는 도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양산 엄마들은 “아이 낳고 키우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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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령(38) 신기동에서 4살 자녀를 키우고 있다. 김 씨는 “보육대란을 겪으며 ‘지역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꿨다. 당장 우리 아이 문제가 아니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해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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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42) 초3, 중3 두 아이를 키우며 대운초녹색어머니회장을 맡고 있다. 김 씨는 “학교가 들어선 후 택지가 조성됐지만, 통학로를 만들려면 택지의 아파트 주민 동의가 필요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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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에서 아이 낳고 키우기 어때요?”라는 질문에 모두 한숨이 먼저 나온다. 3살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자녀 나이는 각양각색이지만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사는 이들은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공통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 ‘아이 키우기 위해서 양산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

■ 저출산 부추긴 보육대란이 남긴 교훈  

김유리 ‘키우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양산은 ‘낳기’조차 힘든 도시다. 특히 웅상지역은 분만 가능한 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입원 가능한 아동병원 역시 포화상태로 아이가 아프면 덜컥 겁부터 난다. 아픈 아이 걱정하기도 힘든데 병원을 어디 가야 할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동전문병원이나 소아병동이 있는 종합병원 유치가 필요하다.


이애진 아이 초등학교 때 부산으로 이사할 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두 아이를 임신과 출산을 거쳐 보육하고 있는 지금 현재도 만족스럽지 않는데, 초등학생을 둔 이웃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니 더 심각하더라. (방과후학교 등)공교육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데다, 마땅히 믿고 맡길 사교육 시장도 없다. 부산과 울산 근접해 있는 도시라 그런지 한눈에 교육환경이 비교가 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이사 가고 싶다.


김기령 3년 전에 부산에서 양산으로 이사 왔다.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이사를 올 때 바라는 것이 있었다.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치열한 경쟁 없이 아이가 원하는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보육대란에 과밀학교까지 오히려 부산보다 더 심각했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진짜 모습이 뭔지 모르겠다.


박선주 보육대란을 과연 행정에서 예측하지 못했을까? 안일하게 생각했거나 아예 방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평균 출산이 1.3명이다. 17년째 초 저출산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출산을 장려한다며 출산장려금, 다자녀가정 지원 등 많은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정작 아이를 보낼 보육시설 하나 없다면 누가 아이를 낳겠나? 보육대란이 저출산을 부추긴 꼴이 돼 버렸다.


김기령 그런데 보육대란을 겪으면서 느낀 바가 컸다. 지금은 내 아이를 보낼 보육기관이 없어서 ‘내 문제’로 민원을 넣지만, 당장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또 ‘남의 문제’가 되더라. 그래서 ‘문제’를 보는 시각을 다르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육대란을 계기로 공립보육기관을 더 늘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보육대란 때 지자체와 정치인들 약속을 잊지 않겠다. 공공보육 강화를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둬 달라.















↑↑ 김유리(33) 서창동에서 3살, 6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 씨는 “양산은 아이 ‘낳기’조차 힘든 도시다. 특히 웅상은 분만 가능한 병원이 한 곳도 없고, 아동병원도 부족해 아이가 아프면 덜컥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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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주(44) 중1, 중3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난해까지 석산초학부모회장을 맡았다. 박 씨는 “교육문제만큼은 학부모들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학부모 간 상시적 소통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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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놀 곳이 없다

성미경 막내가 중학교 2학년이다. 방과 후 혹은 주말에 갈 곳이 없단다. 청소년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청소년시설들이 지역마다 일부 갖춰져 있지만 사실상 유령시설이 많다. 다시 말해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 같다. 청소년들이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등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유리 그렇다. 놀 공간이 부족하다. 집 근처 체육공원이 있는 데 주말에 출입을 금지시켰다. 잔디밭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였다. 찾아보면 우리 지역도 놀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는 데, 기껏 세금 들여 만들어 놓고는 관리나 인력 핑계로 개방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곳이 많다.


김미영 양산지역 스쿨존 문제는 심각하다. 학교가 먼저 만들어진 후 택지가 개발돼 통학로를 무시하고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면서 주객이 바뀐 상황이 많다. 통학로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면 아파트 주민 동의 서명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대운초는 아예 스쿨존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다. 학생과 차량을 원천적으로 분리해 아이들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차선책으로나마 ‘차 없는 통학로’ 사업을 양산 전역으로 확대했으면 한다.


박선주 동면 석ㆍ금산신도시 학교 부족 문제가 심각해 학부모회장을 맡으면 2년 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과정에서 답답한 것이 10년 전에 수립한 도시계획을 지금 그대로 적용하려는 행정기관들의 안일한 태도였다. 현장에 나와서 학부모와 지역주민들 목소리를 듣고 현실에 맞게 행정을 펼쳐줬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에서 교육문제만큼은 학부모들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소통창구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















↑↑ 성미경(45) 중2, 고2, 대1 세 자녀를 둔 다둥이엄마로 토닥쓰담학부모네트워크 회장을 역임했다. 성 씨는 “교육을 큰 그림으로 보면, 결국 균형 있는 도시개발이 양산 전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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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진(37) 3살, 6살 어린 자녀 둘을 키우고 있다. 이 씨는 “인근 부산, 울산과 비교해 양산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 되면 부산으로 이사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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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자, 제대로 일할 사람을 보는 눈 키워야

성미경 교육을 큰 그림으로 놓고 보자. 결국 도시의 균형적 발전에 따라 교육이 달라진다. 공장 등이 난립해 있는 원도심 지역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점점 없어지고 도시가 슬럼화하면서 자연히 교육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 양산지역도 신도시와 구도심 간 교육 편차가 극심하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균형 있는 도시 개발이 양산 전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김미영 연말에 제발 멀쩡한 도로 파헤치지 말고 스쿨존 보수 공사를 해 달라. 웅상지역 경우 올해 스쿨존 개선공사 비용이 1억5천만원이라고 들었다. 학교 2곳 정도 공사 할 수 있는 예산이다. 학교 앞에 가보면 신호등과 안전펜스가 제대로 없는 곳도 많고, 심지어 횡단보도 노면 표시가 다 지워져 있는 곳도 있다.


김기령 앞으로 보육 관련 정책은 보육기관보다 가정에 초점을 맞춰 줬으면 한다. 보육기관 확대도 중요하지만 자녀를 둔 가정에 어려움이 많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지원하고서는 보육정책을 다 한 것처럼 만족하지 말고, 실제 보육가정에 무엇이 필요한지 세심히 살펴봐 달라.


성미경 정치인은 공적 마인드를 가지고 일해 달라. 이번 지방선거에는 자기 것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 나와줬으면 한다.


박선주 마지막으로 유권자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위해 제대로 일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유권자도 공부하고 선거에 임하자.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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