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리모델링 공사가 중단된 채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양산소방서는 공사를 지연시킨 건설사와 계약 해지하고 업체 재선정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조속한 공사 재개를 촉구했던 지역주민들은 늑장 행정에 단단히 뿔이 났다.
양산소방서에 따르면 명동에 위치한 웅상119안전센터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9월 착공해 12월 준공 예정이었다. 건물 노후화로 인해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고 구조 변경하는 등 100일간의 공사 기간을 뒀다. 하지만 공정률이 50%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조속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웅상주민 민원이 빗발쳤다. 웅상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공사 지연으로 임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소방관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해 근무환경과 처우가 열악하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유례없는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겨울 온수조차 나오지 않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에 동정 여론이 확산된 것이다. 무엇보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환경이 자칫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크게 작용했다.
ⓒ 양산시민신문 |
이에 지난 3월 온라인커뮤니티 카페 웅상이야기와 러브양산맘 회원들이 경남도청에 수많은 민원을 제기했다.<본지 715호, 2018년 3월 13일자>
하지만 이처럼 주민 민원이 빗발친 후 두 달여가 지났지만 현재도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스러운 철제 구조물과 방진막이 웅상119안전센터를 여전히 에워싸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 재개를 하지 않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일선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 고충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119안전센터 건물을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예산, 절차 등 핑계로 경남도에서 늑장 행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공사 지연 원인은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무리한 투자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공사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건설사가 미준공에 따른 지체상환금을 지급하고 있어, 일방적인 계약해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산소방서는 “건설사가 법정 파산을 하거나 공사 중단 후 200일이 경과했다면 <지방계약법>상 계약해지할 조건이 성립되지만, 현재는 법에 따라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처지”라며 “하지만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고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가 큰 만큼 지난달 11일 119안전센터 공사 계약은 파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해지에 따른 잔금 상환 문제, 업체 재선정 절차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공사 재개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는 단계”라며 “공사를 시작하면 50여일 만에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조속한 공사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