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회야강 지류인 덕계천 일대가 분홍빛으로 변했다. 흡사 딸기 맛 우유를 쏟아부은 것 마냥 살짝 탁하고 연한 분홍빛 하천이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주민들은 공장 폐수가 흘러 내려와 덕계천을 오염시켰다며 앞다퉈 민원을 제기했다. 덕계천이 딸기우유가 된 사연은 무엇일까?
웅상출장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덕계동 소재의 한 장갑제조 공장에서 장갑 코팅제가 덕계천으로 유입됐다. 노후화된 시설설비로 인해 공급밸브가 파손돼 코팅제 원료가 공장 바닥에 퍼졌고, 빗물 등에 쓸려 하천까지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웅상출장소 경제환경과는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오염물질 샘플을 채취해 현재 경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 의뢰했다”며 “오염물질이 수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특정수질유해물질로 밝혀지면 사법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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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다만 “업체측 설명에 따르면 코팅제 원료가 천연라텍스로 심각한 유해물질이 아닌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다”며 “색소를 통한 시각적 오염만으로는 사법처분이 어려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번 사고 외에도 비만 오면 공장 폐수가 빗물에 섞여 하천에 유입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장마철을 대비해 비점오염물질에 대한 중점 관리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점오염물질이란 도로, 농경지, 공사장 등 불특정 장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빗물과 함께 흐르면서 덕계천을 비롯한 회야강을 오염시킨다는 주장이다.
한 주민은 “비가 내린 후에 덕계천에 회색빛이 도는 오염물질이 하천물에 섞여 흐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며 “덕계동에 농공단지와 산업단지 등 공장이 밀집돼 있는 것으로 아는 데, 폐수 무단방류와 비점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해 회야강이 오염되지 않도록 행정에서 중점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상출장소는 회색빛 하천에 대해 주민들이 다소 오해하고 있다며 “지난 2007년과 2015년께 두 차례에 걸쳐 창원대학교 연구소에 의뢰해 오염물질에 대한 원인을 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서창 푸르지오 아파트, 명동 삼한사랑채, 그린공단 인근 등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4곳을 중점으로 오염 여부를 분석했다”며 “전문가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하천 벽면 절개지마다 석회질을 품고 있는 알칼리 성분이 빠져나와 하천수와 만나면서 석회질을 용출해 흰색 침전물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