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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광임 전 학부모연합회 회장 | ||
ⓒ 양산시민신문 |
얼마 전 선물 받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 내용 중 숫자에 관한 부분이 있다.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조건)에 관한 것인데 그 부분을 보면 무척 공감이 갔다.
이제는 세상도 바뀌었고 우리 생각과 생활도 바뀌었다. 숫자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숫자를 목표로 세워 놓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숫자는 나를 힘들게 하고, 행복한 삶에서 멀어지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길게 숫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우리 양산 교육에서도 숫자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산에는 11개 고등학교가 있다. 경남외고를 뺀 나머지 학교는 비평준화로 인해 1에서 10까지 숫자로 공공연하게 공식적으로 매겨져 있다. 양산 인구가 35만 정도이고 보면 참으로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점점 인구가 늘어나고 학생 수도 증가하는데 서열화된 상태로 고등학교에 가야 한다면 많은 아이에게 상처 아닌 상처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학부모는 각자 자녀에 맞춰 다양한 생각을 하겠지만 우리 양산의 학생들 전체를 놓고 보면 학교 순위를 지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고교평준화가 된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공부 못하는 학생이 바로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평준화는 모든 학교가 평등한 조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개개인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미래지향적이고 전인적인 교육 시스템이다.
학생이 해야 하는 공부는 과연 무엇인가? 학교에서 여태까지 배워 온 것 모두가 공부다. 이제 공부 개념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특기도 다르지 않은가? 우리가 말하는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공부가 특기다. 노래 잘하는 아이들은 노래가 특기다. 이처럼 학교는 한 가지만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 놓는 것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전인적 교육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나라 한복을 보면 극과 극인 색들이 만나 우아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전혀 맞지 않은 색들이 모여 오묘한 기품을 뽐내듯이 학교에서는 각기 다른 아이들이 모여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든다. 고교평준화는 아이들이 숫자나 등급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회생적, 전인적 학교생활로 가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