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되고 싶은 아이와 아이가 되고 싶은 곰이 만났다. 이들의 만남에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알콩달콩 우정을 빚어 나가는 얘기를 담고 있다. 아이와 곰은 마치 소꿉놀이를 하듯 서로 입장을 바꿔 다른 존재가 돼 보는 시간을 가진다. 사실은 뻔히 알지만, 굳이 대놓고 말하지 않은 채 서로 마음을 배려하고 헤아리며 단단하고 따뜻한 우정을 쌓아 간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땅콩처럼 자그마한 아이와 덩치가 산만 한 곰이 어울려 그려내는 풍경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한눈에 알아차릴 만큼 빤한 상황인데도, 정작 당사자인 아이와 곰은 세상없이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곰 앞에서 개미만큼 작아진 아이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한마디로 ‘모른 척해 줄래?’는 아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상상력을 응원해 주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