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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8세, 정말 투표 못 할 정도로 미성숙할까요? ..
오피니언

18세, 정말 투표 못 할 정도로 미성숙할까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8/06/19 09:36 수정 2018.06.19 09:36













 
↑↑ 이지양
양산YMCA 사무총장
ⓒ 양산시민신문 
18살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정치에 무심하다가 갑자기 19살이 되면 정치의식이 생겨나고, 민주시민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어른이 되는 걸까? 

청소년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학교가 정치판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18세 참정권은 안 된다고 한다. 국회는 18세 참정권을 주장 할 때마다 현행 초등6~중등3~고등3 교육과정의 변화가 없으면 안 되고, 변화에 연동해 시행해야 한다는 말로 고등학교 안에서는 정치이야기를 꺼낼 수 없도록 막고자 했던 속내를 숨기면서 지금까지 미뤄왔다. 


어른이 각자의 셈으로 청소년 참정권을 막을 동안 청소년들은 토론회를 열고, 1인 시위를 하고, 광장에서 캠페인을 하고, SNS 릴레이를 하고, 18세들이 모여 헌법소원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대선을 맞아 투표를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청소년의 목소리를 직접 대한민국에 들려주자고 결심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 청소년모의투표운동은 올해 전국 65개 지역이 참여한 6.13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 운동으로 확산됐다. 


경남에서는 13개 청소년 시설과 단체, 시민단체, 청소년 자치기구가 연대해 18세 참정권 실현과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6.13 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 운동 경남본부’를 출범시켰다. 출범식을 시작으로 거제, 거창, 김해, 마산, 양산, 진주, 창원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지역축제와 온라인을 통해 청소년선거인단을 모집했고,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 청소년들이 직접 등교와 하굣길, 점심시간을 이용해 친구들에게 홍보하면서 7천842명의 청소년선거인단을 모집했다. 



기존 선거와 동일하게 청소년선거인단에 등록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6월 8일에서 9일 양일 동안 온라인 사전모의투표가 진행됐고 6월 13일 지방선거 날에는 경남 13개 오프라인 모의투표소를 통해 청소년모의투표가 진행됐다. 


특히, 양산은 양산YMCA와 한국청소년문화원, 그리고 양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가 함께 6.13 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운동 양산본부를 만들고 거리에서, 학교에서, 교실 안에서 청소년이 직접 모의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한 결과 2천335명의 청소년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거창에 있는 샛별중학교나 전라도의 여러 고등학교 같이 학교 안에 모의투표소를 직접 차리고 모의투표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교장선생님께 직접 전달한 청소년들도 있었다.(아직까지 학교라는 공기관에서 모의투표 같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벽에 부딪혀서 결론적으로 진행하지는 못했다) 학생들을 동원해 아침에 학교에서 선전활동을 시키는 불법단체 활동에 대한 학생부장 선생님으로부터의 강한 항의도 있었다. 



웅상지역에서는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모의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던 중, 이번 선거의 후보자에게 정책을 질문하자 ‘몇 살인지’ 묻고 줬던 홍보 명함카드를 다시 회수당한 황당한 사건을 겪으면서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없을 때의 설움과 꼭 참정권이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의투표결과 경남 청소년선거인단 7천842명 중 4천413명이 투표에 참여해 교육감 4명의 후보 중 2천280표(51.6%)를 얻은 박종훈 후보와 도지사 3명의 후보 중 2천890표(64.3%)를 얻은 김경수 후보가 당선됐다. 


그리고 전국 모의투표운동본부 가운데 가장 먼저 청소년들이 6월 16일 교육감과 도지사를 방문해 당선증 전달식을 했다. 교육감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전달한 뒤 간담회에서 양산의 김명수 친구는 청소년이 바라는 행복한 교육에 관해 이렇게 제안했다. 

 
“저희 청소년이 모여 이야기해 보니 무상급식과 안전한 급식도 정말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생활하며 집보다 많이 먹는 밥, 인생의 낙이 돼주기도 하는 급식의 질이 높아졌으면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학교 급식 만족도 조사를 청소년에게도 할 기회가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청소년 급식모니터단을 만들어 우리 학교를 포함한 인근 학교 급식을 먹어보며 평가하고 SNS로 투표하면 많은 친구의 목소리로 만든 질 높은 학교급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모의투표를 하면서 힘들었고 고민됐던 또 하나는 청소년 권리를 주장하고 민주주의 사회의 한 국민이자 시민으로 투표를 해볼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함께하고자 학교에서 홍보를 하고 학교 안에서 모의투표를 진행해 보고 싶었지만 아직 학교에서는 학생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생각을 가지신 어른들 때문에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저희도 청소년 때부터 올바르고 지혜로운 시민으로 교육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박종훈 교육감님께서 적극적인 실천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래도 과연 청소년들이 미성숙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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