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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꿀벌과 함께 달콤한 학교 만들기… “알면 알수록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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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함께 달콤한 학교 만들기… “알면 알수록 ‘꿀잼’”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06/26 10:12 수정 2018.06.27 10:12
오봉초ㆍ(주)비컴프렌즈 협약
학교에 친환경 도시양봉장 설치

꿀벌 가치와 생태 중요성 알려
“꿀보다 꿀벌을 지키자는 취지”
발달장애아동 참여로 의미 더해

양봉이라고 하면 흔히 시골집이나 산 중턱에 늘어선 벌통이 떠오른다. 때문에 도시에서 양봉하는 모습은 아직 낯선 풍경이지만, 갈수록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야말로 남다른 도시인의 색다른 여가 활동으로 ‘도시양봉’이 뜨고 있다. 이 같은 도시양봉이 어느덧 아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바로 오봉초등학교 도시양봉 동아리 ‘허니봉봉’ 이야기다. 꿀벌과 오봉초 아이들의 달콤한 동거,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오봉초 옥상이 8개의 벌통에 각종 밀원(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 식물로 가득하다. 화분 하나하나에 형형색색의 앙증맞은 그림도 그려져 있다. ‘꿀벌아, 꿀벌아~ 예쁜 꽃 줄게. 맛난 꿀 다오!’라는 재기발랄한 현수막도 눈길을 끈다. 친환경 도시양봉장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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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오봉초 도시양봉 동아리 허니봉봉 아이들과 (주)비컴프렌즈가 함께 정성 들여 만든 곳이다. 지난달 오봉초와 ‘도시양봉과 꿀벌교육’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비컴프렌즈는 도시양봉을 통해 꿀벌의 가치를 알려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높이고, 새로운 도시문화를 만드는 데 목적을 둔 단체다.


김지영 비컴프렌즈 대표는 “꿀을 얻겠다는 욕심보다는 꿀벌을 지켜주자는 취지로 학교 옥상에서 도시양봉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우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내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있다. 전 세계 식량 가운데 63%가 꿀벌의 움직임을 통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토종벌의 99%가 폐사했고, 미국 역시 10년간 꿀벌의 40%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처럼 꿀벌이 사라지면 생태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 우리가 꿀벌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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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허니봉봉 동아리 활동의 첫걸음은 꿀벌의 생태를 이해하고 꿀벌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옥상 정원을 만들어 꿀을 잔뜩 머금고 있는 밀원 식물을 키우는 것 역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활동이다.


김 대표는 “양봉을 하려면 꽃이 있어야 하고, 꽃이 있으니까 꿀벌이 살 수 있다”며 “자연스레 벌의 수분 활동으로 곡물이나 과일도 먹을 수 있고, 생태계가 살아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 양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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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봉봉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솔(6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꿀벌에 쏘이면 어쩌나 무서웠는데, 다른 벌레와 달리 꿀벌은 좋은 곤충이고 무섭고 두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꿀벌을 위해서라도 꽃을 가꾸고 나무를 많이 심고 싶다”고 말했다.


오봉초의 자연생태교육은 이미 유명하다. ‘자연에서 배우는 오봉생태체험교실’이라는 특색교육 일환으로 곤충채집 활동에다 전국 최초로 학교 안에 생태체험실을 만들어 곤충을 직접 길러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도시양봉 홍보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벌통 등 양봉 도구를 모아 일부 전시했다. 이후 분봉(새 여왕벌을 일벌과 함께 딴 집이나 통으로 옮기는 작업)과 왕대(여왕벌이 될 알을 받아 벌이 될 때까지 기르는 벌집)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최진호 오봉초 교장은 “자연에서 놀이는 따뜻한 추억으로 아이들 마음에 남아 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을 재충전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양봉 홍보관 역시 생태체험실과 같이 오봉초 아이들뿐 아니라 희망하는 양산지역 아이들 누구에게라도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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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허니봉봉과 비컴프렌즈를 이어주는 중요한 끈이 있다. 발달장애 아이의 자립을 돕는다는 것이다. 허니봉봉 동아리는 오봉초 특수학급인 도움반 아이들과 함께 꾸렸다. 16명 동아리 아이 가운데 8명이 발달장애 아이다. 비컴프렌즈 역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인 곳이다. 그래서 ‘꿀벌을 키우며 발달장애인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기업 비전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양산지역 발달장애인 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자립을 위한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은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재능을 잘 아는 부모 7명이 모여 비컴프렌즈를 만들어, 꿀벌을 지키는 환경운동과 장애와 다양성에 대한 이해교육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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