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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은빛순례단과 함께 양산을 걸으며 한반도 평화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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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순례단과 함께 양산을 걸으며 한반도 평화를 말하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07/03 09:58 수정 2018.07.03 09:58
은빛순례단, 양산에서 평화문화제
옛 웅상지소~우불신사 도보순례
평화 염원하는 인문학 강연도













ⓒ 양산시민신문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60세 이상 원로 정치인, 종교인, 예술인, 환경활동가, 농부 등 1천명의 실버 세대가 은빛순례단을 결성해 1년간 대장정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양산에서 잠깐 쉼표를 찍고, 양산사람들과 함께 평화에 대한 염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반도 평화 만들기 은빛순례단이 지난달 29일 ‘양산에서 평화를 말하다’는 주제로 평화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본지를 비롯해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양산희망연대, 천성문화원, 효암고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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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서창동행정복지센터 앞에 모인 30여명의 은빛순례단은 도보순례를 시작으로 평화문화제 문을 활짝 열었다.



순례에 앞서 박극수 역사해설가는 “서창동행정복지센터가 있는 이 자리는 옛 웅상지서로, 조선시대에 일본과의 우호 친선을 위해 파견된 조선통신사가 지나던 길목”이라며 “더욱이 보도연맹 당시 지서장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300여명의 목숨을 구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던 곳이기에 평화순례 출발지로 그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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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동행정복지센터에서 우불신사까지 평화순례를 마친 이들은 젖은 땅의 풀을 뽑으며 다례를 올린 후, 박소산 학춤예술가의 학춤을 함께 관람했다.



오후 7시부터 효암고 도서관에서 진행한 대화마당에서는 ‘공동체’, ‘연대’, ‘평화’, ‘공존’, ‘민주주의’ 등 단어와 호흡하는 정치ㆍ인문학 강연이 펼쳐졌다. 이날 화쟁 철학자 조성택 교수는 “민주주의는 시민의 지혜를 필요로 하고, 갈등도 민주주의 과정”이라는 담론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 교수는 “지난 촛불 혁명은 중앙권력에 저항한 진정한 시민의 탄생이었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시민의 책임은 결여돼 있다”며 “즉 제도적 측면에서 민주주의는 성취했지만, 일상적인 책임에 대한 시민의식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도 양자택일과 진영논리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의 목적이 서로 다른 생각을 공존하게 하는 기술이듯이, 우리 내부 문제와 남북문제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공존하게 해야 한다”고 ‘민주주의’와 ‘시민의 역할’을 정의 내렸다.



이날 이야기꾼으로 참석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은빛순례단 역할과 활동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도법 스님은 “은빛순례단은 세대와 이념, 종교를 떠나 ‘걸으면서 세상과 나누고 귀를 기울이는 행동을 하자’는 생각을 공유한 60세 이상 원로들이 주축이 돼 모였다”며 “올해 3월 1일부터 2019년 3월 1일 ‘기미독립 100주년’까지 국토순례를 하고, 각 지역을 중심으로 평화문화마당과 평화연찬, 강연회 등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은빛순례단이 구성될 당시는 남북에 불어올 훈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한반도 전쟁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고, 이 땅을 물려받을 미래 세대를 위해 뭔가 해보자는 의견을 모은 것이 은빛순례단을 탄생시켰다고.



도법 스님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 의미 있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방법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마음이 출발점이었다”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순례에도 힘이 실리며 ‘한반도의 봄’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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