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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향적인 결단 내려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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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향적인 결단 내려야 산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8/07/17 10:28 수정 2018.07.17 10:28













 
↑↑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치학 박사
ⓒ 양산시민신문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ㆍ미 간 정상회담 이후 약 한 달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북한 비핵화 협상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3차 방북으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는데 방북 결과가 북한이 비핵화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압박 등 최대의 압박 정책에서 대화로 기조를 바꾼 결정이 맞았는지를 평가받게 된다. 그로 인해 11월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며 나아가 2년 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를 결정 짓는 중요한 소재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불행하게도 부정적인 기류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고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총 9시간에 걸친 회담만 하고 평양을 떠났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한 사전 예상은 비핵화 시간표를 어느 정도 합의하거나, 미군 유해 송환문제를 해결하며, 의미 있는 숫자의 유해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회담 후 북한 외무성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담화문인데 놀랍게도 “날강도 같은”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이나 미국을 비난하고 싶지만, 조심해야 할 순간에는 정부 부처가 아닌 조선중앙통신이나 우리민족끼리 같은 외곽 선전매체를 통해 공격했었다. 그러나 이번은 외무성의 공식담화다. 우리로 치면 외교부 성명인 셈이다. 북한은 더 나아가 이 담화문을 영어로 번역한 영문담화까지 발표했는데 “Gangster-like”(깡패 같은)라는 표현을 쓰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 부정적인 매체였던 CNN이나 뉴욕타임스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워싱턴포스터나 월스트리트저널에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밀월관계였던 폭스뉴스까지 거의 모든 언론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성과에 대해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집중공격을 했다. 미국의 조야에서는 대화를 접고 다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하거나 군사옵션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북한은 미국과의 유해송환문제 등을 논의하는 군사실무회담에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등 다시 지난해 행태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2천500만 북한 인민을 잘살게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구성원이 최고지도자 1인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구조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그것은 인류 역사가 증명했다. 또 지난 70년간 미국과 적대적이었던 나라 중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를 누린 나라는 없다. 그토록 강해 보였던 소련도 망했고, 막대한 석유를 무기로 핵 개발을 시도하며 미국에 대항했던 리비아ㆍ이라크ㆍ이란ㆍ베네수엘라 등은 지도자가 죽거나 경제가 피폐해졌다. 소련이 해체되고 같은 날 독립했지만 친미국가가 된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다른 친러국가들보다 1인당 GDP가 3배가량 높다. 10년간이나 미국과 전쟁을 했던 베트남도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우호 관계가 된 후 투자가 몰려들며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은근히 돕고 있는 중국에도 사상 최대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그렇게 무서운 나라다. 미국과 적대적인 이상 북한이 원하는 외자 유치와 평안북도 지역의 대중국 무역특화사업, 원산지역의 관광사업 등은 진행될 수 없다.



김일성 시대와 달리 국가의 배급은 완전히 붕괴되고 자본주의 초기 단계인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돼 각자 먹고살게 된 북한은 인민을 통제할 명분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휴대폰이 400만대가 넘어 정보화 시대가 되고 있는 지금의 북한을 외부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킬 가능성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이제 인민의 지지가 없으면 세습은 물론 종신집권도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그런 내적 요인에 더해 미국이 지지하지 않는 정권이 종신집권을 누린 예는 없다. 반면 절대 독재국가라도 미국이 지지하면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종신은 물론 세습까지 이룰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와 북한 인민 전체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결단을 내리고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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