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다국적 음료업체와 패스트푸드 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압박이 심해졌다. 결국 스타벅스는 최근 전 세계 2만8천여개 매장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2020년까지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도 플라스틱 빨대 대신 자연분해되는 종이 빨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11년 서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과 고래류의 위에서 비닐, 플라스틱 등이 나왔다. 2017년 8월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도 비닐봉지를 지느러미에 감고 헤엄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더욱이 최근 수도권에서 시작한 폐비닐ㆍ폐플라스틱 수거중단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일회용품 과다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환경부,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일회용 컵 사용 규제 강화
마침내 환경부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자원재활용법 10조>에 따라 테이크아웃(음료를 매장 밖으로 가져감)을 하겠다는 고객에게만 일회용 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시 말해 손님이 음료를 매장 안에서 마실 경우 유리잔과 머그잔을 사용해야 한다.
매장 내 고객 가운데 한 명이라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해당 사업장은 매장 면적에 따라 최소 5만원(33㎡ 미만)에서 최대 50만원(333㎡ 이상) 과태료를 내야 한다. 1년간 세 차례 적발 땐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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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환경부는 전면 시행에 앞서 8월까지 계도 기간을 뒀다. 대신 계도 기간 동안 전국 16개 커피전문점, 5개 패스트푸드점, 2개 제과점과 함께 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에 대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고,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기도 했다.
이처럼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려는 정부와 업계 노력과 시민 인식 전환에 따라 개인용 텀블러나 머그잔을 사용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일상화된 일회용 컵 사용 분위기를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플라스틱 제로 양산시민실천단 발족
범시민 모니터링, 캠페인 활동 등
그래서 이번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전국 곳곳에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위한 캠페인과 모니터링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달 초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로 양산시민실천단’이 발족됐다. 본사를 비롯해 양산학부모행동, 양산YMCA, 러브양산맘, 웅상이야기, 안전하고행복한양산만들기주민모임, 상북우리동네작은도서관, 양산노동복지센터, 웅상한살림, 꽃피는학교부산경남학사, 정의당양산시당, 평화를잇는사람들, 전교조양산초등지회 등 모두 14곳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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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제로 양산시민연대가 지난 20일 스타벅스 양산터미널점에서 플라스틱 제로 실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등에 몸자보를 붙이고 개인 텀블러로 음료를 마시는 활동을 통해 매장 내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
ⓒ 양산시민신문 |
이들은 ‘플라스틱 제로, 양산시민실천단이 되어 주세요’라는 주제로 환경부와 자발적 협력을 맺은 16개 커피전문점과 5개 패스트푸드점, 2개 제과점에 대한 범시민적 모니터링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해당 매장에 방문했을 때 일회용품을 쓰는 곳이 있으면 모니터링 사이트(http://bit.ly/cafemoniter)에 접속해 날짜와 매장 이름 그리고 여타 설문조사에 답해 주면 되는 방식이다.
또 공공기관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산시청 등 양산지역 공공기관을 방문했을 때도 ▶사무실 일회용 컵 사용 ▶민원인에게 일회용 컵 제공 ▶회의 진행 때 플라스틱 용기와 일회용 컵 제공 ▶공공기관 내 매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제공 ▶우천 때 일회용 우산 비닐커버 제공 등을 확인한 후 역시 모니터링 사이트(http://bit.ly/00moniter)에 접속해 해당사항에 체크하면 된다.
플라스틱 제로 양산시민실천단은 “해양오염,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쓰레기 대란 등의 주요 원인인 일회용 플라스틱은 이제 부메랑이 돼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해마다 800만톤의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에 버려지고 있으며,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 플라스틱이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부메랑이 돼 우리 식탁 위에까지 쓰나미처럼 밀려들고 있다”며 “전 세계 수돗물의 83%, 시판 생수 93%에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남해안 굴ㆍ담치ㆍ게ㆍ갯지렁이 97%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됐다는 사실 역시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리의 작은 실천이 환경을 다시 살리고 결국 그 안에 사는 우리를 살리는 것”이라며 “건강한 변화는 바로 ‘나의 관심과 실천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양산시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