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성미경 보광고등학교 학부모 |
ⓒ 양산시민신문 |
|
양산에 고교평준화가 진행되면서 둘째 아이가 다니고 있는 보광고등학교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신도시에서 보광고까지 통학 거리가 멀어 평준화가 됐을 때 만약 배정되면 등ㆍ하교 소요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2년 전 학교를 결정하고 통학 거리에 대한 걱정은 지금 학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는 스스로 보광고를 택했다. 그 당시 내가 아는 보광고는 양산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4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 진학률도 높았다. 2012년도에는 수능 만점의 인재가 나올 정도로 학구열도 높았고 입시 결과도 좋은 편이었다. 더욱이 농어촌특별전형이 살아있는 곳이기에 여러모로 입시를 위해서는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는 곳이었다.
다행히 보광고에는 이미 양산과 웅상지역으로 두 대의 스쿨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양산은 이마트에서 출발해 보광고까지 30분이면 도착한다. 그런데 증산에 사는 학생이 시내버스를 타고 좀 먼 양산시내 학교에 가는 데도 3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더욱이 환승을 하게 되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버스를 갈아타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 가는 것에 만족한다. 환승 없이 가다 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번거로움도 없고, 밤새 수행평가 숙제를 한 날이면 직통으로 학교에 가니 오히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잠을 청할 수도 있어서 좋다고 한다.
지금은 노선이 늘어 동면에서 물금신도시와 양산신도시를 경유해 학교로 간다. 남양산 쪽에서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40여명 된다. 한 학년 당 평균 10명 이상이 등교하므로 통학시간에 대한 걱정은 우려와는 달리 없는 편이다. 더군다나 만약 증산신도시나 동면신도시에서 바로 고속도로를 탄다면 30분 안에 보광고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아이에게 들어보니 학생 수가 늘어나면 버스 편을 증설하고 출발지점을 달리해 버스를 운행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는 매일 아침 7시 10분에 동면 석산의 제일병원 앞에서 출발하는 스쿨버스를 탄다. 신도시 기준으로 볼 때 학교 거리가 조금 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곤한 아침에 스쿨버스를 타며 편하게 앉아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는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좀 더 일찍 일어나고 미리 준비하는 습관이다. 아침잠이 많아 중학교 때도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아침까지 챙겨 먹게 됐다.
높은 히말라야 산을 아무나 오를 수 없다. 기초 체력이 받쳐 줘야만 한다. 아이는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학교 가는 준비를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