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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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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했고,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끝내고 꿈에도 그리던 나라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날을 광복절이라 하며, 매년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광복절, 한자로 빛날 ‘광(光)’자와 회복할 ‘복(復)’자로 일제에 의해 빼앗겼던 우리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날이라는 뜻이다. 매년 이날을 국경일로 삼아 기념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완전한 주권국임을 만방에 알리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세워가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날을 건국절로 지키자는 주장이 나왔다. 해방 후 3년 뒤인 8월 15일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었고, 비로소 이날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제대로 세워졌으니 8월 15일은 광복절보다는 건국절로 보는 것이 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8월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내세우고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만열 교수는 이들의 건국론에 대해 임시정부에 대한 인식 부족의 결과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글을 쓰는 필자도 상해에 세워진 우리나라 임시정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임시정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일운동에 대해서도 온 국민이 참여한 독립만세 사건이며, 우리 국민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독립운동이고, 이 때문에 일제의 탄압이 더 심해졌다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독립만세 운동이 대한민국 독립을 세계만방에 선포하는 것이며, 이것이 대한민국이 건국되는 시발점이 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솔직히 이렇게 역사에 무지한 것이 부끄럽다. 그래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 알아봤다.
위키백과에 임시정부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大韓民國臨時政府, 영어: Provisional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1919년~1948년)는 1919년 3월 1일 경성(京城)에서 선포된 3.1 독립선언에 기초해 일본 제국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 통치를 부인하고 한반도 내외의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19년 4월 11일 중화민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대한민국의 망명정부다’
망명정부로서 임시정부는 1919년 임시 헌법을 제정했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했다. 정치 체제는 ‘민주공화국’으로 했으며, 대통령제를 도입하고, 입법ㆍ행정ㆍ사법의 3권 분리 제도를 확립해, 대한민국 수립 토대를 닦았다. 또한 임시정부는 1940년 9월 17일에 광복군을 창설했고, 1941년에는 일본과 독일에 선전포고했다. 때로는 독립적으로 때로는 연합군과 함께 작전을 펼쳤으며, 이 나라 독립을 위해 싸웠다. 임시정부는 외교적 활동도 활발하게 벌여, 1943년 말 미국, 영국, 중국 세 거두의 카이로 회담에서 중국의 장개석 총통을 통해 전후(戰後) 한국 독립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해방을 맞았다.
1948년 7월 총선 후 회집된 제헌국회는 우리나라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했고, 임정의 법통계승을 명시했다. 그래서 제헌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해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해,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고 했던 것이다. 이에 초대대통령인 이승만도 대한민국이 3.1 독립만세운동을 통해 건국됐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데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마치 대한민국이 1948년에 생겨난 신생 독립국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연합군의 승리로 해방을 맞았지만 바로 미 군정에 의해 다스려지다가, 마침내 1948년에 건국된 새로운 나라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즉 이전의 역사와는 무관한 새롭게 생긴 신생독립국 대한민국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우리의 주권을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었거나 그에 동조해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운 친일파 또는 그 후손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하면 그들이 행한 친일매국적 행동은 새로 세운 대한민국과는 무관한 행동이 되고, 도리어 그들은 새로운 나라 대한민국을 건국한 건국 공신들이 되는 것이다. 이들의 행동을 두고 원로 역사학자들은 ‘건국절 주장은 민족반역자인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 탈바꿈하려는 역사세탁이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빼앗겼던 우리의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왜 빼앗겼는가? 많은 이유가 있지만 친일매국노들처럼 나라를 팔아먹은 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찾았는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바친 독립운동가와 애국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로 인해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점점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린 광복절에 이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