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상지역 주민들이 수년째 악취 탓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여름철 기압이 낮아지는 밤에는 창문조차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극심하지만, 악취 근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참다못한 주민들이 직접 나서 악취 지도를 만들었다.
웅상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웅상이야기’는 악취 원인 규명을 위한 악취 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회원들에게 댓글로 제보를 받았다. 악취가 나는 위치, 시간, 사진 등을 취합해 지역별 악취 현황을 나타내는 지도를 완성한 것.
진재원 웅상이야기 운영 스태프는 “수년째 카페 게시글에 악취에 대한 민원과 호소가 끊이질 않는데, 악취 원인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알려 주는 사람이 없다”며 “많은 사람의 증언과 사실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모아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악취 지도를 살펴보면 웅상 전역에서 악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가 가장 많은 곳은 평산동이고, 주로 무언가를 태우는 매캐한 냄새와 약품ㆍ가스 냄새라고 증언했다. 불쾌한 분뇨 냄새를 호소하는 지역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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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평산동 주민이라는 한 제보자는 “새벽과 이른 아침 화학약품 냄새, 저녁에는 고무 타는 매캐한 냄새로 목이 따끔거리고 두통 등으로 힘들다”며 “지난해와 동일하게 냄새가 나는데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웅상출장소에 민원을 넣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부산시 정관 지역에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탓에 남동풍이 불 때 소각 냄새가 웅상지역으로 오는 것이라고 추측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 역시도 추측일 뿐 사실관계를 조사한 것이 아니기에 하루빨리 냄새 근원을 찾는 대기질 환경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악취 지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여름에도 악취 지도를 완성했다. 당시 민원을 넣고 국회의원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대기오염 주범으로 산업폐기물 소각시설 마노플랜과 몇몇 공단 입주 업체를 지목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원인의 전부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웅상이야기는 “마노플랜은 이미 지난해 1월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폐쇄했지만, 인근 악취는 여전하다. 당시에도 소주동 외 지역은 악취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악취가 혹시 단순 냄새가 아닌 유독물질 때문에 발생하는 건 아닌지 겁이 날 지경이다. ‘냄새나는 동네’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원인 규명을 촉구하는 민원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작한 악취 지도를 웅상출장소와 양산시청은 물론 국회의원과 도ㆍ시의원 등 정치권에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