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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켓과 기존 상권은 어찌 보면 상극이다. 높은 임대료를 주고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에게 프리마켓 셀러(판매자)들은 눈엣가시다. 판매 제품이 겹치기라도 하면 법과 규제까지 따지며 장사를 훼방 놓는다. 그런데 이런 프리마켓이 지역 상권에 깊숙이 들어간다면? 마찰은 불 보듯 뻔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러브양산맘이 주최하는 프리마켓이 물금신도시 나래메트로시티 상가 안에서 진행됐다. 이름하여 ‘러브마켓, 나래메트로시티 장터’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렸다. 하지만 마찰은커녕 판매자와 상인이 서로 손을 맞잡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침체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6만8천여 회원을 두고 있는 러브양산맘은 양산지역 대표 맘카페다. 카페 개설 초창기부터 꾸준히 프리마켓을 진행해 왔고, 사실상 프리마켓 문화를 양산에 자리 잡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들은 공원과 학교 운동장, 시청 주차장, 재래시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프리마켓을 진행했다. 하지만 신도시 한가운데 지역 상권이 밀집된 대규모 상가 건물에서 프리마켓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리마켓은 나래메트로시티 상가 관리단에서 먼저 제안했다. 침체한 상가 건물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러브양산맘에 SOS를 요청한 것. 이에 지난 7월 21일 업무협약을 맺고, 첫 번째 프리마켓을 열었다.
나래메트로시티 상가는 2015년 9월 문을 열었다. 물금신도시 중심상업지 한가운데 위치해 애초 황금상권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197개 상점 가운데 50여개 상점이 문을 닫은 채 침체된 상권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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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에 입주했다는 한 상인은 “3년 동안 단 한 번도 문을 열지 못한 상점이 있는가 하면, 업종이 3~4번 교체됐다가 결국 지금은 완전히 문을 닫은 곳도 있다”며 “애초 전통시장 유치 등 분양업체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약속한 것이 지켜지지 않았고, 부산대 캠퍼스와 인근 학교 부지 방치 등 여타 환경 탓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도 상가 건물 진입로의 구조적 문제와 불법 주ㆍ정차 차량으로 인한 교통 불편 등 이유로 상가는 점차 활기를 잃어 갔다.
고심 끝에 프리마켓 유치를 통해 상가를 살리자는 의견에 중지가 모였다. 처음에는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상가 홍보를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는 판단에 의견 일치를 봤다.
김성곤 나래메트로시티 상가 번영회장은 “사실 사람들이 넘쳐나고 왁자지껄한 이런 분위기는 3년 만에 처음”이라며 “오늘 행사를 위해 상가별 경품 제공이나 할인 등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분위기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러브양산맘 매니저는 “지역상권이 침체되는 것은 주민이라면 누구나 우려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러브마켓, 나래메트로시티 장터’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프리마켓 판매자와 상가 점주가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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