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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형철 전 양산 하북초 교장 (사)미래인재교육연구소 대표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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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10대들의 학교 밖 청소년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와 욕구로 인해 ‘대학 밖 20대 청년들’ 문제도 심각하다.
이들은 경제적 독립이 해결되지 않아 성인으로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개인의 잘못만이 아님에도 자신이 처한 사회적 위치 때문에 자책감과 열등감으로 당당하게 사회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음지에서 배회하고 있다.
이들도 현재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좌절과 분노로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좋은 제도와 교육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우리가 보살피고 키워야 할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한때 80%까지 상승하던 대학 진학률은 차츰 줄어들어 2017년에는 68.9%까지 낮아졌다. 대학생 휴학과 졸업유예도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5명 가운데 2명이 휴학을 생각하고, 5명 가운데 1명은 졸업을 유예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청년 상당수가 대학을 포기하거나, 직업을 갖지 못했거나, 혹은 이 두 가지 모두의 당사자로 시름과 불안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대학에 미 진학자 30% 이상의 청년들과 중도에 대학을 그만둔 휴학생과 자퇴생들, 대학 졸업자 중에서도 사회 언저리를 맴도는 취준생과 알바생, 수년간 기약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공시생들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이단아인가, 아니면 학교, 직장, 사회로부터 이탈된 낙오자인가.
이들은 발달 단계로 보면 엄연한 성인이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경제적 주체자로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이들 청년에게 취ㆍ창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희망의 넓은 광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 하지만 광장이 아니라 그저 좁은 골목에서 간단한 놀이를 할 정도이면 그들은 그곳에서 짐을 풀고 희망적인 삶을 위해 정주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답은 없을까. 필자는 지자체가 ‘대안 창업대학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낯선 용어지만 북유럽과 북미 등 교육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덴마크의 국제시민대학, 프랑스의 에콜42, 미국의 미네르바대학 등이 좋은 사례다. 글로벌화된 지구촌 시대를 맞아 기존 교육의 한계를 절감하고 다양한 교육 형태를 실험 운영해 온 교육 선진국들이 청년 일자리를 위해 고민한 흔적의 결과물들이다.
이런 교육은 아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을 익히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공동목표를 가진 소수 인원이 모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주도한다.
청년들이 성인기 자립을 혼자 준비하기가 막막한 시점에 청년들이 함께해 자신에게 맞는 영역에서 삶을 모색하고 실천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기관과 조직의 존재 의미가 크다. 이 속에서 청년들은 자유롭게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들 청년을 더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우리 사회의 평생교육은 유독 중장년과 노년층에 맞춰져 있다. 이제 20대 청년들을 위한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과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
교육현장에서도 수월성 경쟁보다 무형의 인프라에 보상해야 한다. 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회자본은 협력ㆍ연대ㆍ신뢰ㆍ관용 등이다. 학교는 협력하는 괴짜, 소통하는 괴짜, 신뢰하는 괴짜를 키워야 하고, 지자체는 사회자본에 기반한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역발상이 가능하도록 청년에게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