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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장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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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들르게 되는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 전문점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서비스업 종사 근로자를 접할 수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서비스 산업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종사하는 근로자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스튜어디스, 콜센터 안내직원, 백화점과 유통업체 판매원들, 즉 항상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해야 하는 자신의 감정과 무관하게 배우가 연기하듯 행동해야 하는 사람들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감정노동자’라고 일컬으며 또한 24시간, 연중무휴 등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서비스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가고 있다.
“고객은 왕이다”라는 기업 판매경영 미명하에 장시간 심야노동 속 하층 근로자로 취급되는 여성근로자, 하루종일 서서 웃는 얼굴로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속 우울증에 시달리는 근로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보육ㆍ간병ㆍ노인요양ㆍ장애인 보조 등 돌봄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근골격계 질환자도 꾸준하게 증가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69%에 달하는 노동자가 바로 이 서비스 노동자다. 지난 30년 동안 서비스 산업 취업자 수는 세배 정도 증가했으며,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나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진행한 ‘민간 서비스 노동자 삶의 질의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업 종사자 3천96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26.6%의 사람들이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우울증 증세를 띄고 있고 한 달 평균 일하면서 겪었던 인격 무시 경험자는 40%였으며, 폭언 경험자는 약 30%나 됐다.
모든 산업 근로자들이 주로 앓는 질병이 뇌심혈관, 근골격계 질환이었다면 감정노동자들에겐 우울증, 불면증, 대인기피증 등 증상이 추가로 나타난다. 복잡한 산업구조에서 감정노동을 없애자고 할 순 없지만 이러한 감정노동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제도적인 보완장치로 그들에게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충분한 휴식시간을 두어 노동강도를 줄이는 한편 직무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 업무상 스트레스가 질병으로 확대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감정노동자에 대한 기업과 사업주의 관심이 필요하다. 친절을 강요받은 직원은 고객에게 진심으로 친절을 제공할 수 없다. 기업이 그들을 진심으로 구성원의 일원으로 존중하고 소중한 일꾼으로 생각할 때 비로소 고객 감동이라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였던 감정 노동을 하나의 노동과정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실천은 고객은 갑질이 아닌 올바른 서비스 소비문화 정착 즉 소비문화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우리 산업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낮아지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감정노동자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업, 소비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항상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이 진심으로 웃고 즐겁게 근무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공감대의 형성으로 안전 대한민국을 앞당기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