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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운곡서원 은행나무..
오피니언

[초대 詩] 운곡서원 은행나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8/10/16 09:43 수정 2018.10.16 09:43













ⓒ 양산시민신문




운곡서원 은행나무



                      강미옥



왕신리 접어들면
무너질 듯 가파른 길이
서둘러 반긴다
삼백 년도 더 지난 은행나무
달려와 안기고

주인 손길 끊어진 향정원에선
아직도 토장국이 끓고
피다 만 풀꽃은 장독대에 기대어 있다

이런저런 소망들 넘쳐나는 정화수엔
간절한 발자국만 남았다
바람과 함께 온 은행잎은
유연정 기와에 흔들리고
은행나무는 제 삶,
일찌감치 긴 세월과 맞바꿨다


다 버리고 한 길 걷는 이여
수행자의 뒷모습은 은행나무를 꼭 닮았다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내가 만난 최고의 가을














↑↑ 강미옥
시인, 사진가
삽량문학회 편집장
디카시집『기억의 그늘』
청조갤러리 관장(양산시 교동 2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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