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는 지난 2011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구 등 결식우려아동을 대상으로 아동급식 전자카드(희망양산카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학기 중 토ㆍ공휴일과 방학 중 점심을 위해 한 끼 4천원을 지급해 희망양산카드 가맹점에서 급식비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달 기준 1천596명이 아동급식 전자카드를 이용했다.
전자카드 도입 전에는 상품권을 대상 아동에게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상품권 제도는 양산시가 농협에서 일반 상품권을 구매해 읍ㆍ면ㆍ동에 배부한 뒤 대상 아동에게 전달했다. 때문에 사용내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아동이 아닌 부모가 상품권을 사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식자재뿐 아니라 실제 조리가 된 음식으로 급식을 해결하도록 일반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양산시가 사용처 확인이 가능하고 일반음식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로 상품권을 대체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여전히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해를 거듭할수록 물가는 치솟고 있지만 급식비는 수년째 동결 중이다. 2011년 도입 해에 한 끼 4천원의 지원금이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일반음식점에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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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맹점 확대를 위한 호소 글을 게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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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희망양산카드는 일반 카드와 달리 미리 지급한 포인트 결제 방식으로 일반 카드 단말기에 별도 전용 모듈을 탑재해야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카드 디자인으로 아이들이 카드를 꺼내는 행위 자체에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타인 시선을 피해 배달음식을 시켜도 보지만 카드 단말기 호환이 안 되거나 전산 오류로 결제를 못 하는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카드 잔액 확인이 불가능해 아이들이 이용하는 데 심리적 위축감이 큰 상황이다.
수년째 희망양산카드를 도입해 온 한 가맹점 대표는 “산모에게 지급하는 국민행복카드처럼 일반 카드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교통카드처럼 잔액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동급식을 제공받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취약계층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여전히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맹점 확대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양산 전역 273곳이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해마다 가맹점 수가 줄고 있다. 이마저도 편의점이 상당수를 차지해 균형 있고 든든한 한 끼 식사 해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웅상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에서 아동급식 전자카드 가맹점이 돼 달라고 호소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관심이 집중됐다.
게시글을 올린 진재원 운영스텝은 “직접 읍ㆍ면ㆍ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가맹점이 손해 보는 사업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가 적은 이유는 홍보 부족이라는 생각에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업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사회복지과는 “한 끼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경남도와 아동급식위원회에서 검토 중에 있고, 가맹점 확대 역시도 양산시외식업지부에 협조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며 “이와 동시에 희망양산카드를 아동 급식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없는지 관리ㆍ감독을 좀 더 면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