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3시께 양산지역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20대 여성이 한 아이에게 접근했다. “집에 부모님이 계시냐”고 물었고 아이가 “부모님이 집에 없다”고 하자 “화장실을 잠시 이용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이와 함께 집으로 간 뒤 아이가 TV에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안방에 있던 귀금속과 현금 등 15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났다.
이처럼 아파트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를 꼬드겨 집까지 따라 들어간 뒤 금품을 훔친 20대 여성이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양산경찰서(서장 김동욱)는 절도 혐의로 김아무개(21)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양산지역 아파트 7곳에 침입해 금품 51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학교에서 귀가하거나 놀이터에서 놀다 귀가하던 6~10세 사이 아이들에게 “물 한 잔만 달라, 화장실 잠시 쓰자, 집에 어른들 계시냐”며 집까지 따라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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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씨가 아이를 꼬드겨 집으로 따라 들어가는 CCTV 장면. 김 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와 대화하며 머리를 쓰다듬고 손가락 약속을 하는 등 친근한 행동으로 아이의 환심을 샀다. |
ⓒ 양산시민신문 |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 CCTV 분석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김 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동종전과만 10범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훔친 금품은 유흥비와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일부 피해자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와 유사한 피해 사실을 올리면서 일각에서는 아동납치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괴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절도 행각만 했을 뿐 납치사건을 벌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양산경찰서는 “아이에게 ‘정상적인 어른은 약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며 “이번 사건처럼 물을 달라거나 물건을 차까지 들어달라고 하면 ‘다른 어른 불러드릴게요’라고 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교에서 귀가하거나 놀이터에서 놀 때 항상 친구ㆍ동생 등 두 사람 이상 짝을 지어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며 “혼자 있는 아이는 범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