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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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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가게 ‘안녕, 고래야’. 몇 년 전부터 작은 책방, 작은 서점, 독립출판사들이 유행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꿈을 꾸며 서울 홍대부터 남해까지 책방을 만들었는데, 드디어 양산에서도 작은 책방이 시작됐다.
성장만을 외치고 있는 현 사회에서 작은 것의 소중함, 소소한 삶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양산이 이미 업종으로서는 포화상태인 많은 가게와 대도시처럼 큰 규모 가게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지금, 어쩌면 많은 가게끼리 경전하사(鯨戰蝦死,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속담)할 일이 많을 좁은 양산에서 그나마 상권의 다양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기쁜 소식이다.
줄리 폴리아노의 그림책<고래야 보고 싶거든>의 영감을 받아 가게 이름을 지었다는 사장님 부부는 올해 4월 5일에 오픈했다고 하니 벌써 반년이 지났다. (양산시민신문 2018년 7월 3일자 ‘독립 책방과 동네 책방 사이… 소소한 감성 품은 소통 공간’이라는 기사가 있다.)
자세히는 몰라도 마을에서 책방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많은 고생을 하겠지만, 또 한편, 많은 동네 사람들과 이웃들의 만남으로 소소한 재미가 쏠쏠하기도 할 것이다.
물론 이 책방 주인 부부가 책방에서 하고 싶은 일이, 어쩌면 마을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일이기도 하는 것 같아 소개하고 싶다.
‘마ㆍ누ㆍ소’라는 활동인데, ‘마을에서 누리는 소확행’이라는 뜻이다. 소학행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니깐 전체 이름이 아마 ‘마을에서 누리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지 않을까 한다. 지난 10월 첫 번째 활동을 했다. ‘나오니깐 좋다’라는 이름인데, 아마 동네마실(산책)이 콘셉트인 것 같다.
아래는 활동 내용이다.
내일은 아이와 뭘 할까? 고민되신다면 마을 산책 어떠세요? 우리 동네 그림책방에 들러 예쁜 꽃 선물도 받고(안녕 고래야), 아이 마음에 드는 예쁜 액세서리도 골라 보고(감성아이), 도자기 공방(그린테이블)에 들러 나만의 머그컵 그리기 체험도 해보세요. 그동안 아이와 나의 행복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면(알로하 스튜디오 카톡 ‘juyadat’으로 전송) 4R 사이즈 액자에 담아드려요.
책방 주변 가게들과 콜라보를 했던 것 같은데, 정말 참신한 기획이다. 양산이 많은 택지로 이뤄져 있고, 결국 서로 상생하지 못하고 경쟁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너무 많은 문제가 가게 주인을 힘들게 한다)로 결국에는 새로운 택지에 밀려 쇠락하는 현 택지 상권을 생각해본다면, 이 활동이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동네 이웃과 친밀하게 인사하고 소소하게 함께하면,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야말로 ‘두레’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는 지혜도 혼자가 아닌 이웃 가게들이 있음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활동한 날이 어땠는지 필자는 참석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미뤄 짐작한다면, 참여한 이웃과 가게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마을에서 소박한 마을 살이를 경험했을 거라고 본다.
끝으로 ‘안녕 고래야’에서 12월 두 번째로 준비한 ‘마ㆍ누ㆍ소’(두근두근 크리스마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는 활동 내용이다.
두 번째 마누소 이야기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담았어요! 먼저, 책방에서는 아이가 좋아할 따뜻한 핫초코 한 잔을 드려요.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겨울 그림책을 읽으며 몸과 맘을 녹이고요. 그림책을 읽어주느라 애쓴 엄마, 아빠께는 근처 청년덮밥에서 맛있는 초밥을 드릴 거예요. 그린테이블에 들러 크리스마스카드도 만들까요? 아직 글자를 모른다면 그림을 그려도 좋고요, 그림책에서 봤던 인상적인 장면을 함께 얘기하며 카드를 만들면 즐거운 독후활동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을 기념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감성아이 매장에 들르시면, 타로도 봐주신답니다.(타로는 재미로 보시되, 가벼운 고민 하나쯤은 툭 내려놓고 가셨으면 해요.)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를 내가 사는 동네에서 미리 느껴보는 건 어떨까 한다. 그리고 마을에서 새로이 시작되는 이야기들에 발걸음을 옮겨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