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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모래로 다시 태어난 어린왕자, ‘웅상별’에 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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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다시 태어난 어린왕자, ‘웅상별’에 오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11/27 09:36 수정 2018.11.27 09:36
■국내 최고 모래조각가 김길만 작가

웅상 명동공원에서 모래조각 전시회
‘어린왕자’ 주제로 직접 작품 시연
“양산에서 작품 활동 감회 남달라”
내년 ‘움직이는 모래 전시회’ 계획도

어린왕자가 여덟 번째 별 웅상별에 왔다. 시대가 바뀌어도 새로운 감동을 주는 영원한 명작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모래로 다시 태어나 우리 곁을 찾아온 것이다. 어린왕자에게 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은 사람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모래조각가 김길만 작가다.















ⓒ 양산시민신문




명동근린공원에 모래조각 전시회가 열렸다. 국내 모래조각 창시자인 김길만 작가가 ‘어린왕자, 웅상별에 오다’는 주제로 모래조각 시연회와 전시회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모래조각은 특성상 모래가 있는 공간이 화실이고 작업장이자 캔버스가 된다. 때문에 모래조각 전시회는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감상하는 묘미가 남다르다.


이달 초부터 시작한 모래조각 작품 활동을 통해 현재 소혹성의 어린왕자가 웅상별에 착륙하는 명장면이 탄생했다. 김 작가는 앞으로 ‘엎드려서 장미꽃을 바라보는 어린왕자’, ‘칼을 차고 망토를 입고 서 있는 늠름한 모습의 어린왕자’, ‘바오밥 나무를 뽑아내는 모습’ 등 다양한 어린왕자의 명장면을 모래조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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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린왕자 속 삽화에는 없는 창작 작품도 구상하고 있다. 어린왕자가 7개의 행성을 여행하면서 봤음직 한 또 다른 풍경도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는 각오다.


김 작가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래작품으로 재탄생시키게 돼 벅찬 감동을 느낀다”며 “작품이 모두 완성될 때까지 매주 토ㆍ일요일 모래조각 시연회를 통해 양산시민을 만나 뵙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모래조각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87년,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규 미술교육 과정조차 밟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그저 모래조각이 좋아 취미로 시작했다. 순전히 독학으로 모래조각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나무젓가락 하나로 빚어내는 모래조각의 정교한 묘사는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만 해도 1천개 이상. 이 가운데 일부는 초ㆍ중ㆍ고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2000년 미국 시카고 몬트로스 해변에서 제작한 용 조각은 지역 매체 ‘선 타임스’ 1면과 ‘트리뷴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모래조각가 1세대로, 모래조각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는 명실상부한 모래조각의 거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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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산 출신인 김 작가의 작품을 정작 양산에서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삽량문화축전과 양산예술제 등 지역 축제 때 잠깐 모래조각 시연회를 했을 뿐이다. 늘 모래 캔버스가 넓게 만들어져 있는 백사장을 찾은 터라 모래가 없는 양산에서의 작품 활동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작가는 늘 목말랐다. 내가 살고 있는 곳,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곳 양산에서 제대로 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고.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양산시에서 명동공원 한쪽을 그의 작업장이자 캔버스로 마련해 준 것이다.


김 작가는 “바닷가는 파도와 바람에 모래가 쓸려가 하루를 버티기 어려웠는데, 며칠이고 몇 달이고 완성된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 작품 활동을 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양산에서 김 작가 작품을 볼 기회가 또 생겼다. 내년에는 움직이는 모래조각 전시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덤프트럭으로 모래를 옮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게릴라 전시장이 될 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양산 곳곳을 찾아 모래조각 작품 활동을 한다는 각오다. 장소와 시연ㆍ전시회 일정은 아직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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