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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같이’의 가치, 함께하는 또래상담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8/12/04 09:19 수정 2018.12.04 09:19


ⓒ 양산시민신문

손은주 범어고등학교 2학년

고등학생이 되면서 친구 소개로 양산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 활동을 시작했고, 11월이면 진행하는 지역교류활동으로 올해는 경주 자전거여행을 가게 됐다. 나는 자전거를 탈 줄 몰라 이번 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2학년 마지막 활동이니 다 같이 추억을 만들자는 친구들 권유로 함께 참가하기로 했다.

당일 아침 시외버스터미널에 다 함께 모였는데 경주 가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한참을 기다려 결국 계획했던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출발하게 됐다. 도착해 점심을 먹고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리는데 나는 친구의 배려로 2인용 자전거에 나란히 타게 됐다. 둘이서 발맞춰 페달을 밟는 데도 출발은 매우 불안하기만 했다.

사전모임에서 일정을 미리 짜고 역할 나누기 할 때만 해도 내가 자전거를 못 탄다는 것이 걸림돌이 될 줄 몰랐다. 하필이면 길잡이 역할이었고 길을 찾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대릉원을 시작으로 첨성대와 핑크뮬리, 천마총, 경주오릉, 교촌마을 등 다양한 경주 유적지를 둘러보며 스탬프 투어를 했다. 예전에 경주여행을 오면 경주월드, 캘리포니아비치 등 유원지 위주였는데 책으로만 봐오던 유적지들과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느끼는 풍경은 차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색다른 가을 풍경들을 보고 온몸으로 가을바람을 느꼈던 것이 너무나 인상 깊었고 좋았다.

ⓒ 양산시민신문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스탬프를 채워나갔고 집합시간이 다 돼 마지막 스탬프를 찍으러 가던 중 자전거 한 대의 체인이 빠지면서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타서 체인을 잘 만지는 친구 2명이 남아서 자전거를 고쳤고, 마지막 스탬프를 찍은 조원들과 합류하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집합장소로 가는 일만 남은 상황에서 아뿔싸! 내가 가지고 있던 스탬프 종이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조가 나 때문에 꼴등인가’ 싶어 너무 미안했는데, 마침 한 친구가 개인적으로 기념하기 위해 스탬프를 찍어둔 것이 있어 양해를 구하고 제출하면서 결국 우리 조는 스탬프를 가장 많이 찍어 1등을 했다. 와우!! 이렇게 스릴감 넘치는 자전거 여행이라니!

자전거를 타기 전, 나는 넘어지고 다칠까 봐 두렵고 너무나 무서웠다. 또 나와 같이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친구가 힘들 텐데 싶어 미안하고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유적지를 다니다 보니 우울했던 기분도,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훨훨 날아가고 무척 상쾌했다. 또한 여태까지 자전거를 타지 않고, 타려고 도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됐고 이제는 잘 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
처음에는 그저 친구 따라 단순한 봉사활동으로 시작하게 된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가 나에게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낯가림도 줄이며 친화력까지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활동이 내가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경험을 훈련할 수 있게 해줬던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 돼 활동에 제약이 생긴 것이 너무 아쉽다. 언젠가 청소년 시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바로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가 떠오를 것 같다. 활동했던 2년이 너무 즐거웠고 그만큼 성장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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