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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 석면 철거, 반복되는 문제에도 대책은 제자리걸음..
사회

학교 석면 철거, 반복되는 문제에도 대책은 제자리걸음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8/12/11 09:24 수정 2018.12.11 09:24
겨울방학 석면 철거로 방과후교실 등 중단
아이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모들 ‘한숨’
학교별 철거 공사 때마다 같은 문제 반복
“교육지원청 차원 돌봄 대책 마련 필요”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가 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겨울방학에도 석면 천장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방학 중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를 이용할 수 없는 학생과 학부모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지난 2016년부터 학생 수, 시설 상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학교 건물 석면 천장 교체를 진행해 왔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학교 3곳(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에서 석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준치 이하라고 하지만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유해성을 생각한다면 아이들 안전을 위해 교체는 시급한 사안이다. 문제는 방학 기간 공사로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 운영이 중단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과 학부모 불편이 예상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없다는 점이다.

ⓒ 양산시민신문


재학생 절반 이상 참여하는 방과후학교는 물론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으면, 방학 동안 원치 않게 학원을 전전하거나 갈 곳을 잃은 학생들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실제 공사가 예정된 한 초등학교는 방학 중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더욱이 병설유치원까지 있어 돌봄교실 부재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저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방학 때 학교 석면 교체로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데 맞벌이 부모는 아이를 어디에 맡기라는 건지 걱정”이라며 “아침에 출근할 때 도서관에 데려다주고 점심시간에 가서 밥 먹이고 퇴근할 때 데려갈까 생각 중”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해당 학교는 “돌봄교실 참여 학생이 많아 방학 기간 위탁 운영할 공공기관을 물색했지만 찾지 못했다”며 “어쩔 수없이 학부모들에게 사전 양해를 구한 뒤 학부모 공동위탁을 하는 방향으로 차선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석면 공사를 진행하는 학교에 한해 돌봄ㆍ교육 부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석면 텍스 사용이 전면 금지된 2007년 이전에 지어진 학교 건축물에는 석면 건축 자재가 비일비재하게 사용돼 왔다. 교육부는 전국 학교 2만4천여곳 가운데 1만3천여곳에 석면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석면 제거 사업을 시행해 왔다. 경남도교육청 역시 양산을 포함해 경남지역 학교 87.9%가 석면 건축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석면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양산지역은 지난해 겨울방학에도 초등학교 5곳을, 여름방학에는 초ㆍ중ㆍ고교 6곳에서 석면 철거 공사를 하는 등 여름ㆍ겨울ㆍ봄 방학 동안 공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돌봄교실 등 중단 문제는 일부 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석면 공사 학교를 대상으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한 교육계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인해 휴교하더라도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 학생들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며 “양산교육지원청 유휴공간이나 인근 학교를 교실을 활용하는 등 공간을 마련해 돌봄이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양산은 행복교육지구다.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자는 취지로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행복교육지구 사업 일환으로 대책 마련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교사는 “행복교육지구는 지역중심학교를 선정해 운영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같은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방학 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학교 공간이 아니더라도 마을 공간에서 방학 중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마을학교가 조속히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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