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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詩 한 줄의 노트]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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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 줄의 노트] 어디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8/12/26 08:40 수정 2018.12.26 08:40

어디로?

                                 최하림

황혼이다 어두운
황혼이 내린다 서 있기를
좋아하는 나무들은 그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있고 언덕 아래 오두막에서는
작은 사나이가 사립을 밀고
나와 징검다리를 건너다 말고
멈추어 선다 사나이는 한동안
물을 본다 사나이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어디로?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l 시 감상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시중유화(詩中有畵) 짧게 써 내려간 한 편의 시를 읽는 순간 그대로 이미지화된다. 부산스럽기만 한 12월에 ‘황혼이 내린다’는 표현이 조금은 생뚱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딱 맞게 와 닿는 기분이겠다는 생각에 한 해를 보내며 ‘어디로?’란 시의 제목을 선택해 본다.

사람은 걸어서 또 물은 흘러서 그리고 바람은 부는 방향대로 움직이며 존재의 인식을 확인한다. 움직이는 행위에서 자각하며 삶에 대한 고뇌와 진정함을 찾는 것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또 순간의 감정이 아닌 먼 내일을 바라보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진정한 자아 확인을 위한 내면의 나침반을 두고 그 길을 따르리라.

길 위에서 빛이 이어지는 삶을 위해 전진 또 전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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