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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띠 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1/08 08:53 수정 2019.01.08 08:53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양산시민신문  
지난해 이맘때 이 칼럼을 통해 무술년 황금 개띠 이야기를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해년 황금 돼지띠 해가 밝았다. 간지와 그에 따른 방위와 오방색 이야기는 그때 했으므로 생략한다. 우리 민속에서 갑ㆍ을ㆍ병으로 시작하는 천간의 6번째인 기(己)는 방위로는 중앙, 색으로는 황색을 나타내고, 자ㆍ축ㆍ인ㆍ묘로 시작하는 지지의 마지막 12번째인 해(亥)는 돼지, 그래서 기해년(己亥年)이 황금 돼지띠 해가 되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업계 상술일 뿐 민속적인 근거가 없다고도 한다.

돼지는 예로부터 돝 또는 도야지로 불리며,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인데, 문헌에서는 기원 1세기 저작인 ‘논형’의 부여(기원전 2세기께~494년) 건국신화에 돼지가 나오고,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부여 부족명의 하나로 다른 가축 이름과 함께 ‘저가(猪加)’가 나오는 것으로 봐 우리나라에서는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 이미 가축화한 것으로 보인다.

돼지는 길상의 동물로서 다산과 풍요, 부와 복, 재산과 재물신의 상징으로 여겼다. 돼지가 더럽고 탐욕스럽다는 것은 인간이 그렇게 사육하기 때문이다. 원래 돼지는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데 피부에 땀샘이 없어서 모든 체내 수분을 소변으로만 배출하기 때문에 체열 발산을 위해서는 진흙 목욕이 필수다. 그러나 좁은 우리에 가둬놓고 아무거나 주니까 주는 대로 먹고, 진흙 목욕을 할 수 없으니까 아무 데나 뒹굴며 체열을 배출할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요, 말 못 하는 동물이 온몸으로 인간에게 하는 시위인 것이다.

돼지로 하는 민간요법 속설도 많다. 돼지 허파는 해소 기침에, 간은 간질과 각기병과 눈에, 입은 입가 부스럼이나 식은땀에, 족발은 산모가 젖이 모자랄 때 좋다고 한다. 심지어는 돼지 털을 태운 재를 대머리에 바르면 털이 나고, 화상에 바르면 빨리 아물며, 돼지 똥은 홍역이나 열병을, 발톱은 피부병과 천식을 낫게 해주고, 단옷날에 돼지 이빨을 가루 내어 먹으면 경기나 뱀독에 효과가 있다고 믿기도 했다.

돼지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다. 돼지는 다산 동물로, 일 년에 두 번 새끼를 낳을 수 있는데, 한 배에 8~14마리를 낳는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처음 한 마리가 2년 뒤 2만마리 이상으로 불어난다. 고기는 구워 먹고 볶아 먹고 지져 먹고 쪄 먹고, 발은 족발로, 피와 내장은 순대로, 뼈는 고아먹고 감자탕도 해 먹고, 기타 햄과 소시지 등으로 가공해서도 먹는다.

가죽은 가방과 구두 등 피혁 제품을, 털은 붓과 솔을, 뼈는 아교를, 기름은 비누나 화장품을 만들고 췌장에서는 당뇨에 쓰는 인슐린을 추출한다. 나아가 오로지 인간에게 간, 폐, 심장, 콩팥 등 장기를 이식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탄생시킨 무균돼지라는 것도 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바친 이 착한 동물은 죽어서도 상 위에 머리로 앉아서 인간에게 한없이 행복하고 착한 미소를 보내준다.

2019 황금 돼지해에는 도망친 돼지의 신통력처럼, 다산과 풍요의 상징처럼, 착하디착한 미소처럼 화합과 소통으로 우리 공동체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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