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아주 작은 새해 소망
오피니언

아주 작은 새해 소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1/08 08:55 수정 2019.01.08 08:55

 
↑↑ 이지양
양산YMCA 사무총장
ⓒ 양산시민신문  
2019년 1월 1일 그냥 남들이 하니, 덩달아 나도 떠오르는 해를 기다렸다. 산등성이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무엇을 기원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365일 되풀이하는 일출에 무슨 유난인가 싶어 혼자 피식 웃는다. 매일 최고가 신상 백을 선물 받는 것보다 수백만배 더 값진, 매일 선물 받는 24시간이 특별하다는 걸 까먹지나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인 ‘쉼보르스카’는 ‘두 번은 없다’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는데 왜 특별하다고 이름 불러 줄까? 왜 1월이 되면 신년운수를 보러 가고, 그럴 형편이 안 되면 인터넷에 공짜로 볼 수 있는 올해의 운수라도 보고 싶을까?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올해는 영어공부를 해야지, 살을 빼야지 다짐하고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의지를 눌러 담아 색칠하면서 혼자 뿌듯해할까? 아마 여전히 불안한 미래에 대한 자기만의 준비방식이 아닐까? 

교사인 지인은 페이스북에 “국회의원들의 특권이 반쯤 깎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기를, 사법농단 주범들이 구속되기를,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되찾기를, 스크린도어와 컨베이어벨트가 더 안전해지기를, 여성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걸어 다닐 수 있기를, 청년실업자가 다 취직되기를, 청소년들이 더 이상 입시지옥에 시달리지 않기를…” 이라고 새해 소망을 올렸다.

법무부는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 2017~2022년)에서 7가지 정책과제로 ▶모든 사람의 생명ㆍ신체를 보호하는 사회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 ▶모든 사람이 기본적 자유를 누리는 사회 ▶모든 사람이 정의실현에 참여하는 사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사회 ▶인권의식과 인권문화를 높여가는 사회를 발표했다.

이런 사회를 위해 행복하게 일하는 대한민국이, 양산이, 양산YMCA가 되면 좋겠다. 지난해를 뒤돌아보니 자그마한 규모의 비영리단체가 가진 최대의 장점인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기’, ‘완전 재미있게 놀기’ 그래서 ‘조금만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를 꿈꾸며 달려왔는데 현실은 모두 행복에너지가 고갈돼 소금에 절인 배추가 돼 있었다.

동료들과 술자리 잔 고르기가 아닌 일터와 삶터에서 지식 고르기, 행복 고르기로 나를 포함하고, 우리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면서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하겠다는 새해 소망을 다시 쓴다.

천천히 긴 호흡으로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함께 일치점을 찾아가면서…. 두 번은 없는 하루를 특별하게 행복해하면서….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