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양산 고입, 정원 미달인데 무더기 불합격 사태 왜?..
교육

양산 고입, 정원 미달인데 무더기 불합격 사태 왜?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9/01/08 10:32 수정 2019.01.08 10:32
고교 5곳 학생 74명 불합격인데
다른 고교는 오히려 정원 부족

진학지도 과정에서 관행이었던
커트라인 공개, 사전협의 금지로
눈치 보며 안전ㆍ하향 지원한 탓

올해 양산지역 고입에서 고교 절반이 정원 부족임에도 불합격 학생이 무더기로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그동안 암암리에 해왔던 고교별 입학 커트라인 공개와 중학교 진학교사 간 인원 사전협의 등을 전면 금지한 결과다.

양산교육지원청과 고등학교별 합격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양산지역 고교 5곳에서 111명 정원이 미달한 데 반해, 나머지 고교 5곳에서는 74명 학생이 불합격했다. 정원 부족 학교는 보광고(38), 양산제일고(29), 양산고(22), 범어고(13), 양산여고(9) 등이며, 정원이 넘쳐 불합격 학생이 나온 학교는 양산남부고(45), 물금고(17), 서창고(8), 웅상고(3), 효암고(1) 등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양산지역 고입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해마다 졸업생 수에 비해 고교 입학 정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200~300여명의 졸업생이 특목고와 특성화고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기 때문에 정원 미달이나 불합격 학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도 중학교 졸업생이 3천4명, 고등학교 정원은 2천793명이지만, 다른 지역 진학이 250여명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인문계 고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양산지역 고교에 진학할 수 있다.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올해부터 그동안 암암리에 해왔던 고교별 내신석차 백분율에 따른 입시 커트라인 점수 공개를 전면 금지했다. 동시에 중학교 진학교사 간 사전협의를 통해 학생 수를 조정해 왔던 관행도 없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별다른 정보 없이 지난해 입시를 참고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 모두 이런 상황은 처음으로, 대규모 불합격을 막기 위해 안전ㆍ하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고입 환경은 비평준화지역에서는 일반적이다. 내신석차로 고교를 지원하는 방식이기에 성적에 따라 합격ㆍ불합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커트라인 공개와 학생 수 사전협의 등 일종의 편법으로 이 같은 현상을 최소화해 왔던 것이다.

한 중학교 진학교사는 “커트라인 공개 금지 등의 지침은 사실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며 “그동안은 학생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편법인 것을 알면서도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원칙대로 하자는 분위기가 교사들 사이에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교평준화가 무산되면서 실제 비평준화지역 방식으로 고교 입시를 치르는 것이 맞다는 의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산교육지원청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정원 부족이 된 고교 5곳에서 신입생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며 “정원 부족 학교는 추가 모집 이후에도 5월까지 수시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어 불합격 학생들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