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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석 부경대학교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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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에서 양산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양산사랑카드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카드는 지역사회에서 사용되는 상품권이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지역화폐의 일종이다.
양산시에서는 200억원 규모 상품권을 발행하고, 상품권이 판매되는 금액의 10%를 시가 지원한다. 양산시민이 상품권 20만원을 구매하면, 2만원 할인받는 제도다. 시민으로서도 큰 혜택이고 지역 상권을 살리는 역할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양산시에서는 200억원 규모 양산사랑카드를 판매하고, 이 금액이 소진되면 추가 100억원의 상품권을 더 발행하며 추가 금액에 대해서는 5%를 지원한다고 한다.
멋진 시도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화폐를 발행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 인터넷 구매,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도소매업 위기가 가중됐다.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점들은 지역의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지역 자본의 역외유출이 심화한다. 자영업자들은 이래저래 힘든 세월이다. 지역화폐는 비록 작은 시도지만 소상공인 숨통을 틔어줄 수 있는 좋은 정책이다.
그러나 양산시의 새로운 시도를 환영하면서도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양산사랑카드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가맹점이 돼야 하며 시민이 상품권을 구매해야 한다. 상인도 번거롭고 시민도 의지가 있어야 사용된다. 상품권 발행이 100% 됐을 때 지역에서 창출되는 총수요는 325억원이지만, 서울의 제로페이 사례에서도 보듯이 사용률이 100%에 한참 미달할 것이다. 지역경제에 미칠 효과는 제한적이다.
양산시가 지역 상품권의 효과를 좀 더 극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성남시 사례를 참조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성남은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고 한다. 지역 전용 체크카드를 발행한 것이다. 성남시 자체 예산이라면 몰라도 국가에서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왜 현금으로 주지 않느냐는 시민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아동수당은 만 5세 미만 어린이에게 매월 10만원씩 지원하는데, 성남시는 시민을 설득하기 위해 각 아동에게 지자체 예산으로 보조금 1만원을 더해 11만원을 지급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 9월 20일부터 11월 20일 두 달간 82억5천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했는데, 53억원이 지역상권에 사용돼 64.6% 사용률을 보였다고 한다. 성남시의 경우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연 567억원 규모 아동수당을 지급하는데 그 가운데 64.6%는 지역 상권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는 만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창출되는 총수요 효과는 더 커진다. 성남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지역화폐에 대한 지지가 폭발적이라고 한다. 성남시는 복지수당, 아동수당, 일반판매까지 약 1천억원 규모 지역화폐를 운용할 것이라고 한다.
양산사랑카드 상품권 발행은 양산시에서 최초로 지역화폐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러나 양산시가 좀 더 담대하게 나갔으면 한다. 아동수당과 같은 국가 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게 되면 사용 규모는 양산사랑카드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고 혜택은 크다. 무엇보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크게 환영할 것이며 시민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덩달아 시장님 지지율도 올라간다. 주저할 이유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