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지난해 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 바람이 불었다. 올해 역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국 곳곳에서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을 해고했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실제 양산지역의 경우도 아파트 관리비 인상을 막기 위해 경비원 수를 줄이거나, 휴게 시간을 늘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는 아파트가 하나, 둘 생겨났다.
하지만 삼호동 웅상신도시 푸르지오아파트는 달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10명 가운데 4명을 감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주민 투표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 당연히 관리비 인상 몫은 주민에게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월 4천93원 인상을 기꺼이 받아 들이고 경비원 10명과 환경미화원 9명 등 모두 19명 전원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인근 명동 2차화성파크드림아파트 역시 경비원 감축은 안 된다는 판단에 관리비 월 2천892원을 인상하고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 모두 6명의 고용유지와 임금인상을 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양산시가 경비원 수를 줄이지 않고 관리비 인상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파트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사업ㆍ지원 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또 공동주택 정기 감사를 한 차례 면제해 자율권을 보장하는 혜택도 준다.
반면 이와는 반대로 감사권을 적정하게 행사해 아파트 내 분쟁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분쟁이 있는 아파트는 입주민의 의견을 한데 모으는 게 쉽지 않아서 경비원 등의 안정적 고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양산지역 인구 약 8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공동주택 내 공동체 활성화가 시민 행복지수와도 직결된다”며 “이번 일은 많은 양산지역 공동주택에 귀감이 되는 사례로, 인센티브 정책에 힘입어 건전한 공동체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