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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남종석 교수의 경제 산책] 수소경제, 열정과 냉정 사이에..
오피니언

[남종석 교수의 경제 산책] 수소경제,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2/19 10:12 수정 2019.02.19 10:12

 
↑↑ 남종석
부경대학교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
ⓒ 양산시민신문  
지난 1월 16일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은 필자에게도 다소 충격이었다. 정부 안은 2040년까지 수소차를 620만대 보급하고, 수소 충전소를 1천300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한국의 총 자동차 대수가 대략 2천만대인 걸로 알고 있는데, 대략 30% 이상을 수소연료전지차로 대체하겠다는 과감한 발상이다.

정부 로드맵 발표 이후 많은 이가 우려를 표명한다. 엘로 머스크는 수소경제는 사기라고 천명했고, 중국은 전기자동차에 주력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럽은 전기자동차로 가는데, 왜 일본과 한국만 수소차에 집중하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수소차는 경제성이 없다는 현실적 평가도 있었다. 수소차가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비판도 있다. 수소생산에 화석연료가 들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실과 맞지 않거나 비판의 화살이 잘 못 겨눠져 있다. 중국은 수소자동차와 관련한 연구를 전략적으로 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은 전기차를 중기적 대안으로 수소연로전지차를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투자 계획을 짜고 있다. 일본과 한국만 수소연료전지차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것으로 배터리를 사용할 것인가 연료전지를 사용할 것인가에서 차이가 있을 뿐 전장부품과 구동체계가 같다. 수소차가 훨씬 복잡하다는 점만 다르다. 수소차 기술이 발전하면 전기차 기술은 같이 발전한다.

수소차 경제성에 대한 평가도 편향적이다. 대부분 비판은 현재 가격으로 전기차와 비교한다. 10년 전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매우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당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2022년 이후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는 수준이 된다. 수소차 역시 대량생산 체계로 전환되면 1대당 생산액은 전기차와 경쟁하는 수준이 된다. 수소생산에 화석연료가 필요한 만큼이나 전기 생산에도 화석연료는 들어간다.

전기자동차의 근원적 한계는 대형 수송수단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연료를 700리터 싣는 대형트럭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하면 대략 5톤 이상 무게가 추가된다. 뿐만 아니라 대형전기트럭을 급속충전하려면 메가와트(㎿)급 급속충전기로도 수 시간 걸린다. 이 경우 전기 공급라인을 완전히 새로 설비해야 한다. 안전 측면에서도 비용 측면에서도 실용성이 없다. 수소는 그렇지 않다.

필자는 이런 세부적인 쟁점보다 더 큰 우려가 있다. 왜 일반 시민이 이렇게 미래 기술표준에 대한 관심을 두는가이다. 모든 시민이 수소차 투자로 마치 한국이 망할 것 같다는 우려는 표명한다.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수소경제를 추진해도 그렇게 큰 정부투자가 필요하지는 않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기 건설, 연 4천대에 3천600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4년간 대략 1조4천억원 규모 정부재정이 투입된다. 충전소 확대를 위해 재정지출은 계속되겠지만 보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예타 면제로 토지보상 등에 24조원이 풀린다. 수소차에 대한 투자로 미래 기술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면 할 만하지 않은가? 기술표준을 둘러싼 경쟁, 미래 자동차를 둘러싼 경쟁은 불확실성이 지배한다. 실패해도 큰 과오라 할 수 없다. 국가가 미래를 위해 이 정도 시행착오를 감행할 용기도 내지 못하는가? 왜 이리 호들갑인가? 좀 냉정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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