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초등학교(교장 박애란)는 양산지역을 대표하는 다문화 교육 중심학교다. 단순히 몇 가지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서가 아니다. 다름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며 다문화 아이들을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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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초는 현재 49명 다문화 학생들의 배움터다. 서창지역 특성상 다문화 가정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 부모를 둔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12%를 차지한다. 나라도 다양하다. 중국ㆍ베트남ㆍ일본ㆍ필리핀ㆍ파키스탄ㆍ우즈베키스탄ㆍ캄보디아ㆍ카메룬ㆍ몽골ㆍ스리랑카 등 10개국이다.
때문에 서창초는 소중한 이 아이들을 끌어안는 포용 교육에 집중했다. 다문화 학생에게만 변화와 적응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함께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서창초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다문화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다문화와 비다문화 학생을 구분하지 말고 서로 섞이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를 이해하며 다문화 사회를 살아갈 세계시민으로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아닌, ‘다문화 교육’ 그 자체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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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교과목에 다문화를 넣었다. 국어시간에 카메룬 인사법을 배우고, 사회시간에 세계지도를 보며 우즈베키스탄을 찾아본다. 또 음악시간에 베트남 동요를 부르고, 미술시간에 필리핀 전통 의상도 만들어 본다. 모든 수업에서 세계여행을 하는 셈이다.
더욱이 올해는 필리핀 교사 2명이 근무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다문화가정 대상 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에 선정돼, 언어와 문화교육은 물론 다양한 교육활동 전반에 필리핀 교사들이 참여한다. 서창초는 이 사업을 계기로 다국적 나라와 교류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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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언어 교육도 배려 그 자체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되, 이들의 모국어 교육 역시 일반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 역시 다문화 학생만이 아닌, 친구 나라의 언어를 배운 일반 학생도 참가하도록 할 계획이다.
학교 축제도 ‘다문화’를 안았다. ‘참 매력 있는 서창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다문화 교육활동 성과 보고회는 물론 다문화 체험ㆍ전시, 다문화 공연 등 그야말로 다문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또 학교 주변 교육공동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 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희망웅상 등 다문화가정 지원 기관과 연계해 학교를 벗어난 다양한 체험교육과 현장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학교 환경도 변화시킬 계획이다. 운동장 국기 게양대에 다국적 국기를 내걸고, 세계문화 벽화를 조성하는 등 다문화 친화적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박 교장은 “다문화 감수성은 지금까지 학교 현장에서 강조해 온 다양한 능력 못지않게 글로벌 시대에 중요한 핵심역량이다. 다문화를 품은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교육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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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애란 서창초 교장]
“부모 자존감 회복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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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학교장 스스로 다문화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사)희망웅상 위원으로 참여하며 다문화 가정과 다문화 학생을 이해하는 시간부터 가졌다.
“하루는 다문화 가정 부모들을 학교에 초청해 간담회를 했어요. 그런데 부모의 학교 방문에 다문화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맞벌이 탓에 시간을 못 낸 경우도 있지만, 다문화 가정 부모 스스로도 위축돼 학교활동에 참여할 생각조차 안 한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우리 엄마, 아빠는 학교에 안 온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간담회 모습을 보고 감격해 하더라고요. 저도 뭉클했죠”
박 교장은 다문화 학생의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서는 부모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회 등 학부모 자치활동에 이들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동시에 정기 간담회는 물론 다문화 가정 학부모 연수 등 학부모 인식 개선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학부모 입소문을 통해 퍼져 나갔다. 따돌림으로 상처받은 우리 아이를 위해 일터를 옮기면서까지 서창초로 전학 오겠다는 다문화 가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서창초 학교 현장에서 시도하는 다양한 다문화 교육 경험과 노하우가 인근 학교로 전파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