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산업폐기물 수천 톤 버리고 종적 감춘 황당한 공장 임차인..
사회

산업폐기물 수천 톤 버리고 종적 감춘 황당한 공장 임차인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9/04/02 11:28 수정 2019.04.02 11:28
제품 보관창고 용도로 공장 임대
수개월 간 폐기물 수천 톤 적재
공장 밖 주변 부지까지 쌓은 후
폐기물 방치한 채 임차인 사라져

폐기물법 위반으로 고발했지만
핸드폰 정지시키고 행적 묘연해
책임 떠안게 된 공장주인 ‘날벼락’

ⓒ 양산시민신문

“제품 보관창고로 사용한다더니 폐기물을 이렇게 쌓아 났을 줄이야…”

소주동 한 공장에 500kg은 족히 넘을 포대 자루가 산처럼 쌓여 있다. 공장 안, 마당, 인근 도로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쌓아 올렸다. 공장 시설과 공장 담벼락은 포대 자루 무게를 못 이기고 모조리 파손된 상황. 적재 공간이 부족하자 주변 공장과 농지, 임야까지 침범하는 불법도 자행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포대 자루에 산업폐기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공장을 임대한 임차인이 벌인 행각이다. 지난해 4월 공장 소유주가 임차인에게 공장을 빌려줬는데, 10여개월 뒤 수천 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남겨 놓고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공장 소유주인 진아무개 씨는 “계약 당시 제품 보관창고 사용 목적으로 2년 간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런데 현장에 와보니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것을 보고, 연락을 취했더니 이미 달아난 후였다”고 말했다.

공장 소유주와 주변 주민들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7월께부터 포대 자루를 가득 실은 대형화물트럭이 공장을 자주 오가기 시작했다. 2천200여㎡ 규모 공장에 폐기물 더미를 가득 채우더니 급기야 공장 밖에도 적재해 주변 사람들과 자주 실랑이가 있었다고.

공장 옆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김아무개 씨는 “임차인에게 수차례 항의했는데, 폐기물 처리업체가 처리 용량 과다로 잠깐 보관하고 있고 곧 처리된다는 말만 계속했다”며 “그런데 잠깐 일 보러 다녀온 사이 주변 항의 아랑곳 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쌓아놓고 잠적한 것을 보고, 처음부터 작정한 일이었던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민신문

쌓여 있는 포대 자루에는 분쇄해 놓은 폐플라스틱, 폐전선, 폐고무 등이 가득 차 있다. 이미 상당수 포대 자루가 찢어진 채 방치돼 폐기물이 밖으로 흘러 나와 주변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인근 산등성이에 쌓아 놓은 폐기물은 산 아래로 굴러 떨어졌고, 비라도 오면 폐기물이 쓸려 하천이 오염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민원을 접수한 양산시가 지난달 5일 임차인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도 임차인을 찾을 수 없으면, 공장 소유주가 폐기물 처리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게 양산시 입장이다.

양산시는 “법령상 1차 책임은 행위자이지만, 2차 책임은 지주”라며 “무한정 방치해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경찰 수사 경위를 지켜보며 조치 명령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답답한 것은 공장 소유주 진 씨다. 임대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폐기물일지라도 사유재산권 문제로 함부로 처리할 수도 없고, 또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수천 톤에 달하는 폐기물 처리 비용에 앞이 깜깜할 지경이다.

진 씨는 “계약서상 인적 자료는 대부분 허위였고, 핸드폰은 현재 정지돼 있는 상황으로 임차인을 찾을 길이 없어 답답하다”며 “하지만 시청 고발과는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임차인을 고소하고, 직접 수소문해 행방을 찾아보는 등 백방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