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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총 부활절 연합예배의 유감..
오피니언

양기총 부활절 연합예배의 유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9/04/22 18:18 수정 2019.04.22 06:18

 
↑↑ 강진상
평산교회 목사
ⓒ 양산시민신문  
부활절 연합예배는 예수그리스도 부활을 기념, 교파를 초월해 모든 신자가 함께 연합해 드리는 예배다. 그 정신에 따라 지난 21일 오후 3시에 시작한 양기총(양산기독교총연합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허남길 대표회장 사회로 찬송과 기도, 강사이신 유만석 목사님(수원명성교회)의 ‘부활은 실화다’라는 제목으로 은혜롭게 진행했다.

그런데 이어진 합심기도 시간 ‘경남학생인권조례반대를 위한 기도’에 담당자인 김아무개 목사가 등단해 “여러분! 주무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로 시작해 기도 시간에 기도만 하시면 되는데 난데없이 ‘경남학생인권조례 반대를 위한 궐기대회’로 바꿔서 인민재판식으로 억지로 피켓을 들게 하고, 구호를 따라 외치며 예배가 아닌 정치선동 장으로 변질시켜 버렸다.

대다수 목사와 장로, 참석한 성도들은 “나도 경남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지만 이건 아니다. 해도 해도 너무 심하다. 다음부터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지 않겠다”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 부활절 연합예배 시간에 기관장들 축사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예배 중에 꼭 축사를 해야 하느냐? 축도 후에 따로 하는 것이 어떠냐?” 그러나 “축도가 끝나면 모든 사람이 자리를 뜨고 자리가 썰렁하면 초대해 놓고 예의가 아니잖으냐”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축도 전에 축사를 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스스로 예배 모범의 틀을 깨 버렸다. 기도 시간에 기도만 해야 하는 것이 예배의 정신인데 주제넘게, 엉뚱하게 궐기대회, 정치선동 장으로 바꿔서 부활절 예배 정신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말았다. 동성애나 경남학생인권조례 속 악법을 반대하지만 예배 자리와 정치적 집회 자리도 분간 못하는가? 차라리 별도로 뜻있는 사람들끼리 남아서 ‘경남학생인권조례 반대를 위한 집회’를 열어서 기도회와 궐기대회를 해야 하는 것이다.

주님의 부활은 오간 데 없고 베드로처럼 ‘말고’의 귀를 자르는 혈기만 방자했다. 빌라도 앞에서, 십자가 앞에서 침묵하셨던 주님의 발자취는 오간 데 없고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의 성난 군중의 고함만 양산실내체육관에 가득 찼다. ‘누구를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인가?’, ‘무엇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인가?’ 예배를 마치고 돌아와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무엇 때문에 기관장들을 초청해 놓고 무안 주기, 무시하기를 일삼는가? 묻고 싶다. “당신 교회 부활절 예배도 그렇게 드렸는가? 그것이 신학교에서 배운 예배 모범에 맞는 일인가?” 참으로 부끄럽고 황당한 일이다. 그것이 기독교 정신인가?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이 시작되고 난 이틀 후 기독교인들에게 일종의 행동강령과 같은 ‘독립단 통고문’이라는 문서가 돌려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존경하고 고귀한 독립단 여러분이여, 어떤 일이든지 일본인을 모욕하지 말고, 돌을 던지지 말며, 주먹으로 때리지 말라. 이는 야만인이 하는 바니, 독립의 주의를 손상할 뿐이니 행여 각각 주의할 지며, 신자는 매일 세 차례 기도하되 주일은 금식하며 매일 성경을 읽되, 월요일은 이사야 10장, 화요일은 예레미야 12장, 수요일은 신명기 28장, 목요일은 야고보서 5장, 금요일은 이사야 59장, 토요일은 로마서 8장을 돌아가며 다 읽을 것이라”

기독교인이 야만인인가? ‘어떤 일이든지 일본인을 모욕하지 말고, 돌을 던지지 말며, 주먹으로 때리지 말라. 이는 야만인이 하는 바니, 독립의 주의를 손상할 뿐이니 행여 각각 주의하라’고 했다.

기독교의 정신은 불의를 대적하지만 그 방법은 십자가의 사랑,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다. 양기총은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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